베네수엘라, 체포한 미국인 2명 테러 혐의 등으로 기소
베네수 검찰, 전직 미 특수부대원 구드로 등 신병확보 나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에서 체포한 미국인 2명에게 테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타렉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미국 국적의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를 테러와 음모, 불법 무기 밀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징역 25∼30년 형이 가능한 혐의라고 AFP는 전했다.
덴먼과 베리는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도 카라카스 인근 라과이라 해변에서 용병들의 침입 시도를 저지했다고 밝힌 이후 다른 가담자들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됐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이들은 이후 구금 상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데려가려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브 총장은 아울러 이들을 지휘해 침입 작전을 주도한 그린베레 출신 조던 구드로(43)의 체포와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는 구드로는 민간 보안회사 실버코프의 설립자로, 지난 3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라과이라에서의 침입 시도는 자신이 수행한 작전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전략가로 알려진 J.J. 렌돈과 야당 의원 세르히오 베르가라의 신병 확보에도 나섰다. 둘 역시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렌돈과 베르가라가 이번 작전의 "설계와 자금 조달, 실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렌돈은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자신이 실버코프와 마두로 정권 전복을 위한 계약을 논의하다가 결국 논의를 중단하고 관계를 끊었다고 말한 바 있다.
마두로 정부는 이번 일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함께 기소된 베네수엘라인들에 대해서도 "외국 정부와 공모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가담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연루설을 다시 한 번 부인하며, 미국 정부가 관여했다면 군대를 동원한 공개적 '침공'(invasion)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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