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검찰, 곤 전 닛산 회장 탈출극 도운 조종사 등 기소
터키 관영 매체 보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터키 검찰이 희대의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종사 등 총 7명을 기소했다고 AP통신이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터키 검찰은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터키를 거쳐 레바논까지 도주하는 데 도움을 준 항공기 조종사 4명과 항공사 직원 1명에 대해선 이민자 밀입국 혐의로, 승무원 2명은 범죄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해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가 2019년 3월 보석금 10억엔(현재 약 114억원)을 내고 석방됐다.
일본 검찰은 한 달 뒤 특별배임죄를 적용해 그를 재체포했다. 그는 이때 보석금 5억엔(약 57억원)을 내고 다시 풀려났다.
무죄를 주장하던 곤 전 회장은 보석 허가 조건에 따라 일본 국내에 머물러야 했지만, 2019년 12월 말 개인용 항공기를 이용해 일본 오사카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 뒤 항공기를 갈아타고 레바논 베이루트로 도주했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레바논에서 자라 현지에는 지인들이 있다. 아내 캐럴 곤도 레바논 출신이다.
터키 항공사 MNG 제트는 자사 항공기 2대가 곤 전 회장의 도주에 이용됐으며 관련 직원들이 비행기록을 조작, 그의 이름을 당시 승객 명단에서 파악할 수 없었다고 지난 1월 밝힌 바 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일은 이스탄불 바크르쾨이 법원이 검찰 기소를 정식으로 받아들인 뒤 정해질 예정이다.
일본 검찰은 이와 별도로 곤 전 회장과 그의 탈주를 계획하고 도왔다고 인정한 미국인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일본은 레바논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 않아 곤 전 회장이 체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거론된다.
레바논은 곤 전 회장을 인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20년 가까이 닛산을 이끌다 2018년 일본 검찰에 체포된 뒤 모든 직책에서 해임된 그는 자신은 여전히 결백하며 장기 구금을 용인하는 일본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어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