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흑자 62억달러…"수출감소한 4월엔 적자 가능성"(종합)

입력 2020-05-07 10:52
수정 2020-05-07 10:53
3월 경상흑자 62억달러…"수출감소한 4월엔 적자 가능성"(종합)

상품흑자 줄었지만 서비스적자 개선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전환 영향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역대최대 감소…은행은 해외 단기차입 늘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3월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4월에는 수출 타격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2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작년 3월(50억4천만달러) 대비 11억9천만달러 늘었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가 작년 대비 축소됐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1년전보다 13억4천만달러 줄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감소한 탓이다.

수출(464억2천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對) 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해외생산과 가공무역수출이 줄어든 영항이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도 원인이 됐다.

통관 기준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반면 미국(16.8%), 유럽연합(9.5%)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대중 수출을 제외하면 3월까진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지 않은 셈이다.

수입(394억2천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증가했지만 원유 등 원재자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수지는 14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6억4천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입과 지출 모두 급감한 가운데 여행수지는 3억7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작년 월평균 여행수지 적자가 8억9천만달러인 점에 비춰보면 적자 폭은 적은 편이었다.

임금·배당·이자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동기 6억1천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3월 9억3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이 올라 배당금을 지급할 유인이 줄어든 결과다.

또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5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폭은 작년보다 4억1천만달러 줄었다. 작년 3월엔 거액의 특허권 사용료 이슈로 일시적으로 적자 폭(9억5천만달러 적자)이 컸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억2천만달러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2분기(109억4천만달러) 이후 3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4월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집계된 4월 무역수지가 9억5천만달러 적자로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춘 탓이다.

경상수지는 작년 4월(3억9천만달러 적자) 일시 적자를 보인 뒤 올해 1월(10억달러 흑자)을 제외하면 40억∼70억달러대의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1월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의 경우 2012년 4월 3억3천만달러 적자를 보인 뒤로 7년 넘게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통상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이 늘어나는 데다 상품수지 흑자가 줄거나 심지어 적자로 전환할 수 있어 4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이후에 대해선 "소비재나 자본재 수입 부진이 완화할 가능성이 큰 반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뚜렷하지 않아 수출은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5월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월 중 57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6천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9억9천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글로벌 주가 하락에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13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9억6천만달러 급감해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자금을 빼간 영향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파생상품 거래 관련 증거금을 납입하며 3월 내국인의 해외 기타투자는 169억8천만달러 늘어났다. 은행의 단기차입이 늘어난 탓에 해외 투자자의 국내 기타투자도 147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23억3천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외환시장 안정화조치 등 여파로 89억2천만달러 줄어들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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