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혈압 120 아래로 내리면 심방세동 위험↓"

입력 2020-05-06 10:22
"최고혈압 120 아래로 내리면 심방세동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혈압 환자가 공격적 치료를 통해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을 120mmHg 아래로 떨어뜨리면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 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Wake Forest) 대학 의대 역학적 심장연구센터의 엘사예드 솔리만 역학 교수 연구팀이 국립보건원(NIH)의 '수축기 혈압 중재 실험'(SPRINT: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이 없는 고혈압 환자 8천22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4천003명)엔 최고혈압을 120mmHg 아래로 낮춘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치료를, 다른 그룹(4천19명)엔 최고혈압을 140mmHg까지 낮추기 위한 표준치료를 최장 5년 동안 진행했다.

그 결과 공격적 치료 그룹에서는 88명, 표준치료 그룹에서는 118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공격적 치료 그룹이 표준치료 그룹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26% 낮았다는 의미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현재는 심방세동 위험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약이 없기 때문에 이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심방세동 진단에는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m) 검사가 이용됐다.

심방세동을 심전도로 잡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심방세동은 있는데 공교롭게 심전도 검사 때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도 일부 심방세동 환자를 놓쳤을 수 있다.

미국의 2대 심장 건강 전문 학회인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는 2017년 고혈압 기준을 최고혈압 140mmHg에서 130mmHg로 대폭 낮춘 새로운 고혈압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최고혈압을 공격적으로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5월 4일 자)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