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 로힝야족 수백명, 바다에 떠돌아…구조해야"

입력 2020-05-03 16:20
"코로나19 우려에 로힝야족 수백명, 바다에 떠돌아…구조해야"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우려 등으로 로힝야족 난민 수백명이 탄 선박들이 입항을 거부당하는 바람에 남아시아 해상을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EFE 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집행위원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로힝야족 수백명이 탄 선박들이 벵골만과 안다만해 연안국들의 입항 거부로 바다에서 수주간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렐 고위대표 등은 해당 지역 국가들에 이슬람계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 난민들을 수색, 구조해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1일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국가들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한 제한 조치를 언급하며 여성과 어린이 등 수백명이 탄 어선 여러 척을 쫓아내고 상륙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내 국가들이 협력해 목숨이 위태로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로힝야족 난민들이 탄 어선들은 최근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쫓겨난 뒤 벵골만 해역에서 포착됐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또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과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양희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도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미얀마 라카인주(州)와 친주(州)에서 미얀마군이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앞서 2017년 8월 미얀마군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반군을 토벌한다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학살, 성폭행, 방화가 벌어져 마을이 파괴되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힝야족 7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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