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홍콩 고급주택 시장 침체 "30% 가격 낮춰"

입력 2020-05-02 14:42
'코로나 쇼크' 홍콩 고급주택 시장 침체 "30% 가격 낮춰"

홍콩 재무장관 "올해 경제 4∼7% 마이너스 성장 전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경기불황에 직면한 홍콩 부자들이 고급주택을 헐값에 처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로 현금 유동성 부족에 내몰린 기업 소유주나 임원들이 보유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아 처분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타이포 지역의 한 주택은 최근 1천890만 홍콩달러(약 30억원)에 팔렸는데, 이는 지난 2015년 거래가보다 450만 홍콩달러(약 7억원)나 낮은 가격이다.

큰 정원이 딸린 성수이 지역의 한 고급주택은 4천350만 홍콩달러(약 68억원)에 매각됐는데, 이 또한 7년 전 매수가보다 450만 홍콩달러 내린 가격이다.

지난 수년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는데, 이 상승분을 집주인들이 매도가에 반영하기는커녕 과거 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처분한 것이다.

한 부동산 컨설팅기업 임원은 "모두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려고 서두르고 있으며, 당초 제시한 가격보다 20∼30% 낮은 가격에 파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며 "그들은 가능하면 빨리 현금을 확보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심각한 불황으로 고급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줄어 최근 홍콩의 고급주택 거래량은 예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홍콩 부동산기업 센터라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에서 거래된 고급주택은 고작 118채로 거래총액은 50억 홍콩달러(약 7천850억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홍콩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었던 중국 본토의 부자들마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탓에 홍콩에서 고급주택을 사들이기는커녕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고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올해 경기 전망은 암울해 홍콩의 고급주택 시장은 당분간 저조할 전망이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1분기 홍콩의 경기침체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했다"며 "올해 홍콩 경제는 4∼7%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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