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세상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주요외신 긴급 보도(종합)

입력 2020-05-02 13:09
수정 2020-05-02 17:41
20일 만에 세상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주요외신 긴급 보도(종합)

로이터 등 "김정은 공개활동" 신속 타전…김 위원장 준공식 발언 상세히 소개

중·일 주요 언론도 보도…"테이프 커팅 등 건재 과시"

NYT "태양절 불참 미스터리 안 풀려"…北지도자 신병 오보사례 소개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북한 언론의 보도가 주말인 2일 나오자 외신들도 일제히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로이터통신은 오전 6시5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 제목의 긴급 타전을 시작으로 "북한 지도자 김정은,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등의 기사를 잇달아 속보로 내보냈다.

AFP통신은 오전 6시 12분 연합뉴스를 인용한 첫 보도에 이어 준공식 당시 상황과 김 위원장의 발언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AFP는 준공식 참석자들이 큰 소리로 환호했으며, 김 위원장은 공장을 시찰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이 "현대화된 인비료공장 건설 소식을 들으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AP는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전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순천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을 속보로 신속 타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해 위중설과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알려졌다고 전했다.

WP는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었으며, 참석자들은 '비료 산업 발전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김 위원장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북한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또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이 지난 4월 중순께 김 위원장의 측근 부하가 발열 증세를 보이자 그가 평양을 떠나 원산에 머무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관련 상황에 대해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신속하게 보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11일 조선 노동당 중앙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이래 김 위원장의 첫 공개활동"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 테이프를 자르면서 활짝 웃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손뼉 치는 사진을 다뤘다.

환구망은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하고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과 공장 전경 등을 담은 20여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사망설까지 나돌던 김 위원장이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도를 잇따라 내놨다.

교도통신은 조선중앙통신이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동정을 전했다며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20일 만이라고 보도했다.

교도는 베이징발로 전한 이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간부들과 담소하는 사진을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NHK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20여장의 준공식 관련 사진이 게재됐고 1면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아사히 등 일본의 주요 신문도 인터넷판을 통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로 김 위원장 소식을 전했다.



일부 외신은 김 위원장의 등장에도 그가 태양절 참배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 수술 이후 뇌사 상태라거나 중태에 빠졌다는 등의 근거 없는 보도에 뒤이어 건재 소식이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보도에도 김 위원장에 대한 미스터리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온갖 추측성 보도를 촉발한 김 위원장의 '태양절 참배 불참'에 대한 이유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정은 위중설'을 촉발한 한국 인터넷 매체와 미국 언론 보도 등을 거론한 뒤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등의 일부 추측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대부분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며 북한 지도자에 관한 유명한 오보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NYT는 1986년 한 한국 매체가 김일성 주석이 공격으로 숨졌다는 '세계적 특종'을 했지만 이틀 뒤 웃고 있는 김 주석이 나타났고, 2014년 김 위원장이 한 달여 모습을 감추자 쿠데타설과 함께 김 위원장이 군에 의해 쫓겨났다는 루머가 흘러나왔으나 이후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으로 언론에 재등장했다고 전했다.

2015년에는 김 위원장이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를 독살했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NYT는 이날 북한 관영 매체 보도의 사실 여부를 자체적으로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제기한 CNN방송 역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 보도하면서 "독자적으로 (북한이 제공한) 사진과 촬영 날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21일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처음 보도하면서 '김정은 위중설'에 불을 지폈다.

그간 "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지만,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소식이 전해지자 "적절한 시점에 그에 관해 이야기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청와대를 비롯한 한국 정부는 그간 특이 동향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일축해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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