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일만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 재개…데뷔일성 "거짓말 않겠다"

입력 2020-05-02 06:09
수정 2020-05-02 06:31
417일만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 재개…데뷔일성 "거짓말 않겠다"

매커내니 공식 등판, 브리핑 정례화 예고…트럼프 적극 방어

약속과 달리 허위 진술 있었다 지적도 받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케일리 매커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임명 후 첫 공식 언론 브리핑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8일 임명 발표가 난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날 처음으로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 연단에 선 것이다. 대변인의 당연한 임무인 언론 소통이 관심을 끈 이유는 개점 휴업 상태이던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백악관 대변인의 마지막 언론 브리핑 시점은 세라 샌더스 전 대변인 때인 작년 3월 11일이다. 무려 417일 만에 브리핑이 재가동된 것이다. 1년 넘게 멈춰섰던 정례 브리핑이 다시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샌더스 대변인의 후임인 스테퍼니 그리셤 전 대변인은 작년 6월 취임 후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9개월여 간 몇 차례 TV 인터뷰에 출연한 것 외엔 공식 언론 브리핑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백악관의 '입'인 대변인 대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대변인 역할까지 자처, '트럼프 리얼리티 TV쇼'를 방불케 하 면서 공식 브리핑은 1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대변인 역할도 크게 축소던 셈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매커내니 대변인의 첫 일성은 "나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확실히 약속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정례적인 브리핑을 하겠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곧 알려주겠다고 했다. 대변인의 기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만 31세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캠프 대변인을 지낸 매커내니 대변인은 열성적 옹호자라는 평가답게 30분가량 진행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방어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단언은 분석가들이 생각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호흡기 생산 성과에 대해 '큰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거의 온종일 대통령과 함께 있다고 소개했고, "미국민이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일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폭스뉴스와 진행하는 타운홀미팅을 꼭 시청하라고 당부하면서 끝났다.



매커내니 대변인의 브리핑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같이 해온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매번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폭스뉴스는 매커내니 대변인이 "TF는 정기적으로 만나고 나도 그 회의에 참석한다"고 언급한 점 등에 비춰 백악관이 코로나19 TF 브리핑을 축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매커내니 대변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공언과 달리 첫 브리핑 때부터 사실과 다른 언급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CNN의 팩트체크팀은 "첫 브리핑이어서 부드럽게 하겠다"면서도 그녀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시간 시위 조장 논란, 옛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관련한 답변 때 중요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매커내니 대변인에 대해 "대본을 거의 보지 않은 채 모든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방어했다"며 "기자들과 가볍게 말다툼하며 보스를 칭찬했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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