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독 등 유럽 11개국, 이스라엘 '서안 합병' 계획 경고
주이스라엘 유럽 대사들 "요르단강 서안 합병은 국제법 위반"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에 주재하는 유럽 11개국 대사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가 보도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대사는 이날 이스라엘 외무부의 유럽 담당 부국장과 화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려는 구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사들은 "우리는 요르단강 서안 합병으로 가는 길을 닦는 (이스라엘) 연립정부 합의를 매우 우려한다"며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를 합병하는 것은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일방적인 조처는 평화협상을 재개하려는 노력을 저해하고 지역 안정과 이스라엘의 국제적 입지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내 기바트 하마토스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허가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도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비판했다.
아랍연맹 회원국 외무장관은 화상회의를 연 뒤 낸 성명에서 "요르단계곡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합병하는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이달 20일 타결한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의회와 정부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이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이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점령됐다.
이스라엘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건설했다.
현재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 약 290만명이 살고 유대인 정착촌에는 이스라엘인 약 60만명이 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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