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이어 브뤼셀도…'봉쇄' 계기로 '걷는 도시' 탈바꿈
차로 줄이고 도보·자전거도로 확충…"코로나19를 기회로 이용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이탈리아 밀라노에 이어 벨기에 수도 브뤼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을 계기로 도심 내 보행로를 대폭 확충하기로 하는 등 도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브뤼셀은 향후 3개월간 도심 내 차량 통행로를 줄이고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늘리기로 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오는 4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 조처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결정과 함께 나온 구상이다.
보도·자전거도로 확충과 함께 자동차와 트램, 버스에는 시속 20km 미만의 속도 제한도 적용된다.
브뤼셀 구시가지 지역을 통과하는 순환 도로는 대부분 거리 폭이 좁은 데다 인도가 거의 없다.
새 규칙으로 시민들이 도로로 걷는 것이 허용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기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다만 새로운 '보행자·자전거 우선' 교통 체계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필리프 클로스 브뤼셀 시장의 대변인 와파 해미치는 "우리는 이 기회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자동차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미치는 봉쇄 조치 해제에 따라 브뤼셀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설 때 도보와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최종 준비가 진행 중"이며 "지상에 새로운 도로 표지판과 신호를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되고, 규칙 발효 이후부터는 도심 내 모든 신호등이 주황색으로 깜빡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브뤼셀의 '교통 체질 개선' 방안은 시행 3개월 이후 평가될 예정이다.
앞서 이탈리아 밀라노도 이번 코로나19 '봉쇄령'을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삼는 방안을 내놨다.
밀라노 당국은 도로에 차량 통행로를 줄이고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늘리는 '스트라데 아페르테' 구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라데 아페르테는 '열린 도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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