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U "코로나 여파에 북 외교 강경해질 듯…경제는 역성장"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적 곤경 속에서 북한이 좀 더 강경한 외교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30일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코로나19 우려 속 북한의 고집 부리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경제가 코로나19 여파로 한층 더 어려워졌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이처럼 분석했다.
EIU는 "북한 특유의 벙커심리(전장의 벙커에서 위험이 진정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행태)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다"며 "북한 엘리트들은 외부 세계에 취약성을 보이지 않으려고 외교적으로 더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재개에도 이런 심리가 깔린 것으로 추정했다.
EIU는 "단기적으로 외교적 전망은 어둡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올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 외교 관계에 나설 가능성을 급격히 줄인다"고 평가했다.
EIU는 올해 북한 경제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여부와 관계없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중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북한이 신속하게 1월 말 국경 봉쇄 등에 나선 데 따라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교역이 준 영향도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EIU는 국경 봉쇄 이후 물품 밀수 등 용도의 선박 활동도 줄어든 점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가 국제사회의 제재로는 성공하지 못한 북한의 해상운송 중단을 해냈다"고 분석했다.
또 EIU는 "수입 제한으로 비료 및 농기구 등이 부족해진 데다 북한 내 대규모 격리 조치로 봄철 파종 작업에도 차질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북한의 농업 생산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출 감소와 민간 소비 약화, 생산 차질 등이 겹치면서 올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GDP 증가율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마이너스(-) 3.5%와 -4.2%로 경제가 역성장했으며 지난해는 1.8% 플러스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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