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1분기 '선방'에도 올해 불확실성 여전
영업이익 4조원 밑돌아…인텔·TSMC 호실적에 '긴장'
2분기 서버 수요 지속할듯…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는 상존
"올해 메모리 반도체 0% 성장"…삼성, 탄력적 투자 운영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29일 삼성전자[005930]가 발표한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껴간 모습이다.
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와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재고 축적 수요 증가,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 TSMC와의 격차가 또 한 번 벌어지면서 불안감도 다소 커졌다.
특히 2분기 국내 주요 산업 전반에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도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분기 선방했지만…영입이익 인텔의 50%·TSMC의 80%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매출액 17조6천400억원, 영업이익 3조9천9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4조1천200억원) 대비 3% 감소했고, 지난 분기(3조4천500억원)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작년 2분기 흑자 규모가 4조원 아래로 쪼그라든 이후 1년째 3조원대 영업이익에 머물고 있으나 작년 3분기부터는 흑자 규모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1분기 매출액도 작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수준으로 2019년부터 현재까지로는 분기별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시스템 반도체는 주요 고객사 모바일용 부품 공급 확대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거래 가격은 올 들어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이달 실적을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기업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와의 격차는 벌어졌다.
인텔은 1분기 영업이익 70억달러(8조5천억원)를 기록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배에 달했고, 대만 TSMC도 영업이익이 1천285억대만달러(5조2천억원)로 삼성보다 실적이 좋았다.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의 1분기 영업이익을 합쳐도 4조8천억원 수준으로 TSMC 단일 영업이익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인텔이 42억달러(5조1천억원), TSMC는 643억대만달러(2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삼성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시스템LSI 사업부는 주요 고객사 모바일 5세대 이동통신(5G) SoC(통합칩),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됐다"면서도 "파운드리는 중국 HPC 주문 감소로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 서버 수요에도 2분기 '불안'…"올해 메모리 시장 0% 성장"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 이후의 증권가 리포트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9천억~5조8천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올 1분기 대비로도 증가한 수치로 '2분기 본격 회복'이 예상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서버와 PC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 응용처 전반으로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에서도 비대면 서버 수요와 함께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재고 축적 수요, 이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016360]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들어 클라우드 업계로부터 추가적인 주문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후공정 생산능력이 한계가 있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 D램 가격이 3분기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반도체 가격이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며 "6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 둔화를 가정하면 3분기부터 펜트업(억눌린) 수요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전체로 보면 여전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작년 대비 '0% 성장'을 기록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4월 스마트폰 고객사의 주문량과 5월부터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TB 이상 고용량, 고부가 서버 SSD 수요 확대에 주력하고 5세대 V낸드 전환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황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를 운영하고 제품별 생산 비중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1z(10나노급 3세대) D램과 6세대 V낸드 전환도 가속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도 미세 공정 투자를 지속하며 5나노 핀펫 공정 본격 양산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GAA 3나노 공정 또한 지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C인사이츠는 오는 2021년과 2022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각각 전년 대비 21%, 2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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