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살균제 발언' 논란 속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오락가락(종합)

입력 2020-04-28 05:26
수정 2020-04-28 09:14
트럼프 '살균제 발언' 논란 속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오락가락(종합)

브리핑 취소했다가 오후 기자회견 공지…CNN "트럼프 주말에 가장 크게 화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관한 브리핑에서 '살균제 주입' 발언으로 큰 논란을 부른 가운데 백악관이 27일(현지시간) 브리핑 일정을 취소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갑자기 열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미 언론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백악관은 당초 이날 오후 5시 브리핑룸에서 열 예정이었던 TF 브리핑을 취소한다고 오전에 공지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4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업계 경영자들과 면담할 때 언론과 접촉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 행사는 비공개할 예정이었다가 바뀌었다.

그러나 백악관은 오후 들어 원래 브리핑 시간이었던 5시에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다시 공지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미국이 다시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 지침과 다른 발표들을 다룰 것이라고 트윗에서 밝혔다.

그는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브리핑이 오후에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브리핑이 이번 주 후반 재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혼란스러운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브리핑에서 내놓은 돌출 발언에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화당 등 지지층 일각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국토안보부 빌 브라이언 과학기술국장이 바이러스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 약하고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자 환자에게 자외선이나 강력한 햇볕을 쬐게 하고, 살균제의 인체 주입을 검토해 보라고 발언했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이 여파 때문인 듯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브리핑에선 발언을 끝낸 후 질문도 받지 않고 22분 만에 퇴장했고, 주말에도 TF 브리핑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 논란 이후 지난 주말에 가장 크게 화를 내고 불만스러워했다고 CNN은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격분해 보좌진과 언론, 민주당을 맹비난했으며, 여러 소식통은 트럼프가 임기 중에 가장 불만스러워한 순간의 하나였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브리핑과 관련, 백악관 안팎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에게 브리핑 참석을 축소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백악관 관리들은 브리핑 양상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경제 재개로 더 많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조언자들은 그에게 브리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CNN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TF가 회의 횟수를 곧 서서히 줄이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TF는 지난 주말에 토요일 한 차례만 만났고 일요일에는 소집되지 않았으며 TF가 그간 거의 매일 만났기 때문에 이는 드문 일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TF 브리핑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자리에서 검증이 안 된 치료법을 띄우고, 언론과 싸우거나 관료들의 입장과 다른 설명을 내놓는 등 돌출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지지율을 깎아 먹는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에서 나온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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