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검사' 카타르·UAE, 코로나19 확진자 한국 넘어서(종합)
사우디·카타르, 신규 확진자 연일 최다
사우디·UAE, '느슨한 거리두기+적극 검사' 병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보건부는 27일(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957명 증가해 1만1천244명이 됐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27일 오후 10시 기준 확진자가 전날보다 490명 증가해 1만839명으로 늘었다.
이로써 이들 두 나라는 모두 한국(27일 0시 기준 1만738명)의 누적 확진자를 넘어섰다.
카타르의 인구가 약 287만명으로 적은 편인 탓에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수는 3천918명을 기록, 한국(209명)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27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은 전 세계 35개국 가운데 카타르의 인구가 가장 적다.
카타르의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21일부터 일주일 연속 발병 이후 최다점을 경신했다.
카타르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최근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감염자를 추적하는 대규모 검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이주 근로자의 단체 숙소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면서 이를 봉쇄하고 집중적으로 추적 검사를 진행 중이다.
카타르 보건부의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수는 한 주 전인 20일 하루 2천82명에서 27일 3천420명으로 한 주 새 64%나 늘어났다.
이 기간 누적 피검사자수도 6만4천620명에서 8만5천709명으로 33% 증가했다.
27일 현재 카타르의 인구 100만 명당 피검사자수는 약 3만명으로 한국의 2.5배다.
전체 검사수 대비 확진자의 비율(양성 판정 비율)은 13.1%를 기록해 공격적 검사를 하는 한국(1.8%), UAE(1.0%)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그만큼 지역 사회에 이미 코로나19 감염이 만연했다는 뜻이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카타르의 치명률(사망자 10명)은 0.09%로 세계 평균(6.9%)보다 현저하게 낮다.
UAE도 국내 987만 거주자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만큼 가장 공격적인 추적 검사를 진행하는 나라로 꼽힌다.
27일 현재 UAE의 누적 검사수는 105만7천여건이다. 100만명당으로 계산하면 10만7천건으로 인구가 36만명으로 적은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UAE의 검사 건수는 지난달 28일 '드라이브 스루'식 검사소를 도입한 뒤부터 하루 3만건 안팎으로 높아졌다.
UAE의 100만명당 확진자수는 1천96명으로 한국의 약 5배다. 26일 최다(536명)였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27일 490명으로 줄어 향후 상승 곡선이 꺾어질지 주목된다.
17일부터 의심환자를 직접 찾아다니는 공격적인 검사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사우디는 23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연속 최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바뀌었다.
17일 762명이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8일부터 1천100명을 넘어 27일에는 1천289명까지 높아졌다.
사우디 보건부는 대규모 검사로 앞으로 한동안 이런 증가세가 계속된다고 예상했다.
사우디의 27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만8천811명, 100만명당 540명이다.
UAE와 사우디는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최근 2∼3주간 유지한 24시간 통행금지를 일부 완화하고, 쇼핑몰 등 상업 시설 영업을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느슨하고 자발적인 거리두기와 적극적 검사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셈이다.
대량 검사를 시행하는 카타르, UAE, 사우디 모두 한국에서 관련 장비, 용품을 수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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