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에 어떤 사업 담길까…원격의료·에듀테크 가능성

입력 2020-04-26 06:01
'한국판 뉴딜'에 어떤 사업 담길까…원격의료·에듀테크 가능성

첫 비상경제 중대본서 추진방향 논의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카드로 꺼내 들었다.

정부는 이번주 열리는 첫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관계부처와 세부 사업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에는 원격의료와 에듀테크(온라인교육 서비스) 등 코로나19를 계기로 주목받은 비대면 서비스 산업이 포함될 것으로 점쳐진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첫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추진 방향과 범부처 기획단 구성 등이 논의된다.

기재부는 관계부처와 세부 사업을 발굴해 이를 6월초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을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는 원격의료가 첫 손에 꼽힌다.

원격의료는 통신을 이용해 의료 정보와 의료 서비스를 전달하는 진료 및 처방을 뜻한다.

스마트워치로 심전도를 측정해 이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조차 현재 의료법상으로는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심전도 측정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가 수년 전에 개발됐지만, 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선정을 거쳐 올해에야 출시됐다.

이처럼 원격의료는 의료계에서 강력히 반대해 온 사안이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새 전기를 맞았다.

정부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2월 말부터 전화를 통한 의료 상담과 처방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달 5일부터는 가벼운 감기 환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전화 상담이나 처방, 대리처방, 화상 진료 등 비대면 진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디지털 뉴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사례로 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격의료가 실시될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원격의료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홍 부총리가 기재부 국장 시절 주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은 원격의료 이슈로 발목이 잡혀 9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원격의료라는 산을 넘으면 서비스법 통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위기 시점의 디지털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전통적인 채널(대면 진료)이 제한된 상태에서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원격의료 프로토콜을 빠르게 테스트하고 적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비대면 교육 서비스 기술인 에듀 테크 역시 주목받고 있다.

에듀 테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이러닝을 뜻한다.

정부가 온라인 교육콘텐츠 제공 플랫폼을 구축한 뒤 중소기업이 만든 모바일·VR 교육기기를 구매해 보급하는 방식으로 에듀 테크 산업을 육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섬이나 산간지역 등 교육 접근성이 낮았던 지역에도 디지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작년 12월 용역 의뢰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디지털 뉴딜 전략 수립 연구'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기반해 에듀 테크 기반의 교육 인프라 확충을 디지털 뉴딜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복지 수당을 디지털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관련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O2O) 기술 및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소비 쿠폰 지급 정책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 수당의 디지털 지역 화폐화와 이를 통한 O2O 산업 육성 역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공장, 스마트 시티 등 정부가 기존에 추진해오던 정책 역시 디지털 뉴딜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국판 뉴딜의 또 다른 예시로 언급된 사회적 뉴딜에는 공공일자리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기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다루던 고용 이슈 역시 사회적 뉴딜의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명확히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복지 차원의 공공일자리 사업부터 사회적 대화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뉴딜의 경우 철도 등 대규모 토목사업보다는 공공건물을 복합커뮤니티 시설로 탈바꿈하는 생활형 SOC 사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가 한국판 뉴딜의 예시로 든 디지털 뉴딜, SOC 뉴딜, 사회적 뉴딜 이외에도 재생 에너지 사업에 초점을 맞춘 그린 뉴딜이나 지자체에서 자체 추진 중인 문화 뉴딜이 새로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