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일일 신규확진 최다에도 통행·영업금지 일부 풀어
공격적 검사로 확진자 늘어…사우디·카타르도 신규 확진 최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통행금지 시간을 줄이고 쇼핑몰, 식당 등 상업시설의 영업 제한을 일부 풀었다.
라마단 기간이 주간에는 금식하지만, 야간에는 마치 명절처럼 연중 여느 때보다 모임과 소비가 활발한 '대목'인 만큼 이 기간 영업하지 못하면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
UAE 정부는 이를 고려해 통행·영업 금지 조처를 완화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교롭게 UAE의 이번 완화 조처는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최다를 기록한 날 시작됐다.
UAE 보건부에 따르면 24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9천281명으로 전날보다 525명 증가해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병 이후 가장 많았다. UAE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518명) 처음으로 500명을 넘겼다.
24일 신규 사망자수도 8명(총 사망자 64명)으로 최다였다.
UAE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여느 나라보다 공격적으로 검사하기 때문이다.
UAE 보건부는 24일 추가 검사건수가 3만2천건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누적 검사건수는 80만건이 넘고, 인구 100만명당(약 8만1천건)으로 계산하면 아이슬란드(인구 36만명)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다.
UAE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국제선을 중단해 외부의 유입을 막고 국내에서는 신속한 대규모 검사로 감염자를 최대한 많이 확인한다는 방역 정책을 택했다.
이번 봉쇄 완화 조처로 4일부터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한 두바이는 야간(오후 10시∼이튿날 오전 6시)에만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부다비도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2시간 줄였다.
쇼핑몰, 전통시장은 정오∼오후 10시까지 영업이 허용되고 12∼60세만 입장할 수 있다.
카페, 레스토랑 등 요식업소는 수용 인원의 30%만 손님을 받아야 하고,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필수적인 인원은 사무실에 출근해도 되지만 정원의 30%를 넘겨서는 안 된다.
26일부터는 메트로(전철),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된다.
그러나 이슬람 사원(모스크)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자선 무료급식을 하는 '라마단 텐트', 뷔페식 식당, 시샤(중동식 물담배) 카페 영업도 금지된다.
두바이 정부는 순찰하면서 행인의 체온을 잴 수 있는 '스마트 헬멧'을 쓴 경찰관을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단체 숙소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
한 주 전 적극적인 검사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사우디아라비아도 2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병 이후 가장 많은 1천172명 늘어 1만5천102명이 됐다.
UAE, 사우디와 함께 중동에서 공격적인 감염 검사를 하는 카타르도 24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761명 확인돼 처음으로 700명을 넘었다. 카타르의 누적 확진자는 24일 기준 8천52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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