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CDC, 트럼프의 코로나19 '맘대로 처방'에 나란히 경고음(종합)
FDA, 클로로퀸에 "부작용 우려"…CDC는 "살균제, 적절히 안쓰면 건강문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책임지는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4일(현지시간) 나란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처방'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적 근거없이 언급한 것에 대해 정부기관이 외려 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FDA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치켜세운 두 가지 약물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FDA는 이날 말라리아 예방·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 시험에서만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FDA는 이 약을 처방한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앞서 미 보훈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거나 숨진 환자들의 의학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환자군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의 2배가 넘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FDA는 "외래환자들도 처방을 통해 이 약물 사용이 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의학 전문가와 환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과 관련해 알려진 위험성을 환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은 코로나19의 치료나 예방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FDA는 코로나19 환자가 이 약물을 투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심실빠른맥이나 심실세동 등 위험할 정도로 빠른 심장 박동이 있으며 심각할 경우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전세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한 약물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중순 이후 무려 50회 가까이 공개적으로 이 약물들을 언급했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이 약물들의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 시험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이처럼 이미 알려진 부작용은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FDA는 다만 이런 부작용은 의료 전문가들이 병원이나 임상 시험에서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고 감독하면 완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앞서 지난달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에 대해 비상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CDC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살균제 발언을 뒤집는 안내문을 내놨다.
CDC는 트위터에 "가정용 세제와 살균제는 적절히 사용하지 않을 경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제품에 표기된 지시사항을 따르라"는 내용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살균제를 몸에 주입하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1분 안에 나가떨어지게 할 수 있다.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 같은 건 없을까"라고 말했다.
CDC는 트윗에 집 청소와 살균에 대한 지침을 안내한 CDC 홈페이지의 링크를 같이 넣었다. 이 지침에는 세제나 살균제 연기를 들이마시지 말고, 이들 제품을 실내에서 쓸 때는 환기가 되도록 창문이나 문을 열어놓으라고 돼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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