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불량 마스크' 캐나다서도 논란…100만개 '부적합' 판정
네덜란드·미국·스페인·체코·터키 등 각국서 중국산 의료물품 '불량' 논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서 확산하자 중국산 의료물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각국이 수입한 중국산 의료물품의 '불량' 문제 또한 잇따르고 있다.
24일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캐나다 보건 당국은 중국에서 수입한 KN95 의료용 마스크 100만여 개의 품질이 연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의료진이 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N95 마스크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이 사용하는 'N95 마스크'의 중국판이라고 할 수 있다.
에릭 모리셋 캐나다 공중보건국 대변인은 "이 100만여 개의 마스크는 의료진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 났다"며 "비의료 환경에서 이 마스크가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불량 사태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의료물품 부족에 시달리는 캐나다는 중국산 의료물품 수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여러 나라에서 마스크, 방호복 등 의료진을 위한 개인 보호장비를 수입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가장 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캐나다를 비롯한 각국은 자국 내 의료물품 부족으로 인해 중국산 의료물품 수입을 대거 늘리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는 각국이 보낸 수송기 급증으로 인한 대규모 병목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가 중국 공항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어 지난 20일에는 상하이 공항에 착륙했던 캐나다 수송기 2대가 결국 의료물품을 싣지 못한 채 빈 상태로 캐나다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산 의료물품 수입 경쟁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는 중국산 의료물품의 불량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에 앞서 네덜란드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가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며 마스크 60만 개를 전량 리콜 조치했다.
미국, 스페인, 체코, 터키, 필리핀 등에서는 수입한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불량 문제가 발생해 반품 사태 등이 벌어졌다.
홍콩 언론은 공장 내에 먼지가 가득하고 종업원이 마스크나 장갑조차 끼지 않은 채 마스크를 생산하는 실태를 전하면서 중국 의료물품 기업의 공장 위생관리 수준이 엉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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