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사고 현장서 한국 실종자 동행 네팔인 시신 발견"(종합2보)
마을 주민 수색대가 찾아…생존한 한국인 일행 가방 3점도 발견
"한국인 매몰 지점과는 떨어진 곳인듯…봉쇄 해제 후 대규모 수색 예정"
(뉴델리·홍성·서울=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조성민 김동현기자 = 한국인 4명 등이 눈사태로 실종된 네팔 안나푸르나 사고 현장에서 한국인 일행과 동행했던 네팔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24일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한국-네팔 트레킹 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22일 사고 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이 네팔인 가이드의 시신과 한국인 일행의 것으로 보이는 가방 등을 발견했다.
이 네팔인은 한국인 일행이 고용한 이로 실종 당시 짐꾼(포터) 역할을 했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올해 1월 17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의 시신은 2월 말 발견됐고, 이번에는 한국인 실종자 그룹에 소속된 이의 시신을 찾은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4월 22일 발견된 시신은 네팔인 포터 시신 1구이며, 함께 수습된 가방 3점은 모두 동 트래킹에 동행하던 중 생존한 한국인 일행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한국인 실종자도 조만간 발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구조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한국인 실종자들은 네팔인이 발견된 지점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네팔인 시신 발견 지점은 사고 당시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았고 햇볕도 잘 드는 곳이다. 반면 한국인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은 응달인 데다 아직도 눈이 4∼5m가량 쌓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에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국가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라 군인과 경찰이 투입된 본격 수색은 중단된 상태다.
네팔 정부의 봉쇄 조치는 27일까지 이어질 예정지만 연장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자체 수색대를 편성, 매일 사고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고 당시 눈사태로 발생한 엄청난 양의 눈과 얼음 무더기는 길가 계곡 아래까지 밀고 내려갔다. 길옆 초입 부분은 눈·얼음 더미의 너비가 비교적 짧지만, 계곡 근처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넓게 퍼진 상태다.
KT 구조대를 이끌고 현장 수색에 나섰다가 귀국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고 이후 눈사태까지 이어져 현장 수색이 어려웠으나 최근 기온이 오르고 비가 오면서 사고 현장에 쌓인 눈도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의 눈은 하루에 10∼15㎝가량 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 등 구조당국은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 곧바로 헬기와 군인, 경찰 등 대규모 수색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첨단 금속탐지 장비도 독일에서 추가로 들여왔다.
아르준 포우델 한국-네팔 트레킹 관광협회 사무총장은 "인력 등 본격 수색 준비된 상태"라며 "당국의 봉쇄 조치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사고 현장의 기상여건, 코로나19 대응 관련 네팔 정부의 국가봉쇄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색 재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인근 포카라에는 현재 충남교육청 관계자와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네팔인은 실종 교사에 앞서 다른 코스로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안다"며 "현지 주민들을 통해 수시로 수색 상황을 파악하고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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