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벽화, 코로나19 빗대 마스크 쓴 모습으로 업데이트

입력 2020-04-23 23:02
수정 2020-04-28 16:23
뱅크시 벽화, 코로나19 빗대 마스크 쓴 모습으로 업데이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사회 비판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Banksy)의 한 벽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춰 업데이트됐다.

2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 앨비언 독스의 한 건물에 그려진 뱅크시의 '피어싱을 한 소녀'(Girl With A Pierced Eardrum) 벽화에 마스크가 추가됐다.

덧씌워진 마스크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인력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볼 때 쓰는 수술용 마스크와 유사한 모양이다.



'피어싱을 한 소녀'는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명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Vermeer's Girl With A Pearl Earring)의 패러디 작품이다.

뱅크시는 지난 2014년 10월 자신의 고향인 브리스틀의 한 건물 벽에 이 그림을 그렸다.

특히 건물 벽에 부착된 보안 알람 장치를 소녀의 귀에 달린 피어싱인 것처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벽화에 더해진 마스크를 뱅크시가 직접 그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뱅크시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이에 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뱅크시는 이달 초 자신의 자택 화장실에서 쥐들이 활발하게 노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을 완성한 뒤 이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타월 고리를 잡고 흔드는 쥐, 변기 뚜껑 위에 서 있는 쥐, 화장지를 밟고 지나가는 쥐 등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뱅크시는 "내 아내는 내가 재택근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밝혀 자신도 코로나19 봉쇄조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출신으로 알려진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 거리의 건물 외벽에 그라피티를 남기거나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하다.

난민과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과 자본가 계급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로 유명한 그의 작품은 서구의 미술품 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뱅크시가 브렉시트(Brexit) 과정에서 영국 정치권의 난맥상을 비판하며 하원의원들을 침팬지로 묘사한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는 지난해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987만9천500파운드(약 146억원)에 낙찰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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