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쪽방촌 일대 2.7만㎡, 아파트 1천400채·오피스로 대변신

입력 2020-04-22 14:00
대전역 쪽방촌 일대 2.7만㎡, 아파트 1천400채·오피스로 대변신

국토부·대전시,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 방안 발표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대전의 대전역 인근 쪽방촌과 철도부지를 묶어 정비사업을 벌여 행복주택과 민간 아파트 등 1천400채, 업무·상업건물을 짓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 영등포에 이어 대전역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되는 두번째 쪽방촌 정비 공공주택사업이다.

국토교통부와 대전광역시, 대전 동구청은 22일 한국철도 본사 대회의실에서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 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역 일대 19만㎡에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데, 그 중에서도 쪽방촌과 인근 철도부지(2만7천㎡)를 정비하는 공공주택사업이 이날 발표된 것이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도시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쪽방촌(1만5천㎡)과 철도부지(1만2천㎡)를 묶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서 사업을 추진한다.

부지에 주상복합 6개동과 업무·상업 건물, 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주상복합에서는 기존 쪽방촌 거주자를 위한 영구임대 250채와 행복주택 450채, 민간 분양 아파트 700채가 공급된다.

쪽방 주민의 거주 면적은 3.3∼6.6㎡에서 16㎡로 2∼5배 넓어지지만 임대료는 오히려 평균 10만원대에서 3만1천원으로 내려간다.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쪽방 주민들은 인근에 마련되는 임시 이주공간에 머무른다. 대전시와 동구청은 도시재생 사업지역 내 숙박시설을 빌려 이들을 위한 임시 이주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영구임대 단지에는 쪽방 주민의 심리치료와 직업교육, 자활 등을 지원하는 생활지원센터가 들어서고 그간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과 진료 등을 제공한 돌봄시설 '벧엘의 집'도 입주한다.

국토부는 이를 두고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이라고 지칭했다. 쪽방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기존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지 않고 재정착하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앞서 올해 1월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을 발표하면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존 쪽방 주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공개한 바 있는데, 대전역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 단지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건강증진센터 등 사회복지시설과 공공도서관 등 생활SOC도 들어서며, 기존 상가의 내몰림 방지를 위한 상생협력상가도 운영된다.

업무상업 건물엔 '철도산업 복합 클러스터' 등의 도심업무 단지와 컨벤션·전시·회의(MICE) 등 중심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철도산업 복합 클러스터에는 대전역 주변에 흩어진 노후 철도 업무시설과 철도 인재개발원, 연구개발(R&D)센터, 후생복지센터 등이 모인다.

국토부는 다양한 연구기관과 첨단산업의 입주를 유도함으로써 청년 인재의 유입과 인근 상권의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사업자들은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에 부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내년 보상에 착수해 2022년 착공할 방침이다. 첫 입주는 2024년으로 예정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와 대전시는 대전역 일대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전역 대전로 건너편 낙후된 저층 골목 상권을 정비하고 그 일대의 명소화를 추진한다. 주요 상권 도로에 스마트가로등이나 안심 비상벨 등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용하고 미디어월 설치나 거리문화축제 등을 통해 특화거리로 조성한다.

창업 지원 거점공간을 조성하고 창업 컨설팅도 지원한다.

창업 지원센터인 '대전로 활력 플랫폼'을 만들고 청년 창업인을 대상으로 사업 방안과 점포 공간배치, 금융지원 등 전과정을 컨설팅한다.



지역내 기존 상인에게도 업종 특성화와 업종변경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권 활성화를 유도한다.

대전역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전시와 LH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서 6월까지 국토부에 신청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이 선정되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대전역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설치된 이래 철도 여객 및 화물 수송의 요충지로 성장하며 대전의 관문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몰려들며 쪽방촌이 형성됐고, 외환위기 이후 노숙자가 몰리고 도시 외곽으로는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점차 쇠퇴해졌다.



현재 쪽방촌에는 건물 62개동에 쪽방 119개가 몰려 있으며 168명이 거주 중이다.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사업은 한국철도가 보유한 철도부지를 활용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다.

LH와 한국철도는 대전역 사업 추진과정의 기관 간 협업 모델을 확산하고 전국의 구도심 철도 역세권 재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두 기관은 대전 외 다른 역세권 재생사업의 후보지를 발굴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협력함으로써 구도심 유휴 철도부지를 활용한 역세권 도시재생 사업을 확산할 방침이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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