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유력 차기 후보' 장판 CEO 내부 조사"

입력 2020-04-22 09:32
"알리바바, '유력 차기 후보' 장판 CEO 내부 조사"

그룹 인사책임자, 내부망서 장 CEO 공개 질책

인터넷 스타에게 부당한 이권 줬는지에 조사 초점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알리바바그룹이 자사 플랫폼의 인터넷 스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장판(蔣凡) 톈마오(天猫)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한 내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22일 중국 인터넷 경제 매체 투자계(投資界)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의 최고인사책임자(CPO) 둥원훙(童文紅)은 지난 18일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장판이 가정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회사 명예에 큰 영향을 끼쳤으므로 깊이 반성하고 마땅히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이어 "관련 소문에 관해서 회사 측은 정식으로 팀을 꾸려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둥 최고인사책임자의 글은 같은 날 장 최고경영자가 회사 내부망에 공개 사과문을 올려 자신에 대한 조사를 '간청'한 이후 나왔다.

중국 매체들은 알리바바의 조사 초점이 장 최고경영자의 개인 문제보다는 장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모델 출신 '왕훙'(網紅·중국의 인터넷 유명인)인 장다이(張大奕) 측에 부당하게 이익을 줬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명 왕훙이던 장다이는 알리바바의 쇼핑 플랫폼에서 거액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인기 쇼핑 호스트로 급성장했다.

공교롭게도 장다이의 소속사인 루한에는 알리바바 측이 7.4% 지분을 투자한 상태여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유독 장다이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이 아니냐는 식의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장 최고경영자의 부인은 지난 17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유명 인터넷 스타인 장다이(張大奕)를 향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다. 다시 한번 내 남편을 건드렸다가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경고하면서 이번 스캔들이 촉발됐다

장 최고경영자와 장다이 모두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장 최고경영자는 '일부 사실과 다른 인터넷 소문'이라고, 장다이는 '한바탕 오해'라고 언급한 것이 전부다.

중국에서는 장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의혹은 알리바바 전체 회사의 사업 공정성에 관한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여서 알리바바로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창업자 마윈(馬雲), 장융(張勇) 현 회장에 이어 알리바바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력한 후계자 후보군에 속한 인물이던 장판 CEO가 낙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투자계는 전했다.

투자계는 그간 알리바바 내부 인사 21명을 쫓아내고 7명을 감옥에 보내 회사에서 '반부패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감찰 전문가 장팡(蔣芳)이 조사를 맡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장팡은 마윈(馬雲) 전 회장과 함께 알리바바를 만든 18명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다.

2013년 알리바바에 개발자로 합류한 장 최고경영자는 마윈(馬雲) 등 회사 수뇌부의 눈에 들어 차기 핵심 경영진 그룹에 발탁됐다. 현재 35세의 젊은 나이로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인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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