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코로나19 사망자', 11개국서만 2만5천명 "

입력 2020-04-22 09:43
수정 2020-04-22 16:10
"'숨겨진 코로나19 사망자', 11개국서만 2만5천명 "

NYT, 각국 올해 사망통계와 과거 비교…"검사부족 탓 코로나 사망 과소집계"

"올해 유럽 각국 사망자, 20∼30%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집계에 누락된 인원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만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확산한 11개국의 지난달 사망 통계를 검토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제외하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 통계에는 코로나19 외에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도 포함되는데,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이들의 숫자가 압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추정했다.

이들은 과거와 비교해 지난달 발생한 '초과 사망분'에서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를 제하는 방식으로 '숨겨진 사망자'를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인,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미국 뉴욕시, 프랑스, 네덜란드, 터키 이스탄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벨기에 순으로 적게는 약 300명부터 많게는 7천300명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일평균 사망자가 2배 이상 늘었으며, 뉴욕에서는 4배나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와 전체 사망자 수의 차이는 고의적인 축소보다는 제한된 진단검사 시행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해석했다.

NYT는 감염병이 한참 유행 중인 때 수집한 데이터가 정확할 수 없다면서도 대부분의 국가가 병원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사망자만을 집계하기 때문에 전체 사망자 수 비교를 통해 더 넓은 피해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구통계연구소의 팀 리프는 "각국에서 보고된 숫자는 모두 아주 과소평가된 수치일 것"이라면서 "많은 지역에서 전염병이 오랜 기간 지속한 만큼, 뒤늦은 (코로나19) 사망 사례도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실제 사망률을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첫 발생 시기를 언제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국가별로 공식 사망 집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2천100명의 초과 사망이 발생했지만, 이는 터키 정부가 공식 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수(1천6명)와는 2배 차이가 난다.

터키에서는 3월 중순부터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는 터키 정부가 첫 확진 사례를 발표하기 수주 전인 2월부터 이미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풀이했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84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자카르타에서는 이 기간에 예년보다 1천명이나 많은 사망자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평소보다 20~30% 더 많은 이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프랑스와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병원 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포함하거나, 코로나19로 사인이 규명될 경우 사망자 수를 소급 조정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확진자 외에도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이 코로나19인 경우를 포함한 사망률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공중보건국 발표보다 다소 늦지만 정확한 결과를 제공한다.

유엔의 인구통계학자 파트리크 제를랑은 현재의 집계 방식이 "병원 시설에 기반을 둔 시스템으로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심각한 측면을 반영하는 관점"이라면서 "앞으로 두어 달 내에 훨씬 더 선명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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