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겨울에 2차 유행?…"전파력 높아 종식 어려운 감염병"
유행 '북반구→남반구→북반구'로 돌 가능성…"겨울엔 환기 어려워 위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겨울철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높아 유행이 종식되기보다는 여름철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겨울철 다시 몸집을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날씨가 추워지는 남반구 국가로 유행이 옮겨갔다가 계절이 변하면 북반구 국가에 다시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
21일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높은 전파력과 추운 날씨에 잘 퍼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 실내 환경 등 3박자가 갖춰지면 겨울철 '2차 유행'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전파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파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무증상자에 의한 '은밀한 전파'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을 완전히 종식하기 어렵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실천으로 최근 하루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름을 지날 때까지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방역체계가 잘 작동하더라도 소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조용히' 지속하다가 가을과 겨울에 어느 한 곳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면서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경증이나 무증상으로 진행되고 전파력도 높아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 유행이 금방 종식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겨울철 대유행설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날씨'다.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동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감기는 5월 정도가 되면 증식 속도가 떨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코로나19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기온이 오른 뒤 수 개월간의 유행이 그쳤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은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모양새지만,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남반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918년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인플루엔자 대유행, 이른바 '스페인 독감'도 늦봄에 시작해 여름에 잠시 소강하나 싶더니 남반구를 거쳐 북반구로 돌아오면서 가을철에는 훨씬 세졌다. 환자 발생 규모도 1차 유행 때보다 가을철에 5배 가까이 더 컸다.
겨울철에 유행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환기를 잘 하지 않는 밀폐된 환경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밀폐된 환경에서 밀접한 접촉이 있을 때 잘 전파되는데 겨울에는 여름보다 환기하기가 쉽지 않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계절 독감만큼이나 전파력이 강해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며 "겨울이 되면 저온의 건조한 환경에서 오래 생존하는 바이러스 특성과 실내에 사람들이 몰리고 환기를 잘 하지 않는 환경이 합쳐져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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