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조동맹' 발족…위험 축소·왜곡한 정상들 조롱 받아
보우소나루·중앙아시아 철권 통치자들 "위기 없다" 강변
트럼프 행정부도 턱없이 모자란 검사 역량 충분하다 고집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타조 지도자 동맹'에 합류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지난주 브라질에 있는 정치학자 올리버 스토인켈이 코로나 19 팬데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거부한 세계 지도자들을 새롭게 그룹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가 제안한 개념은 위험이 닥쳤을 때 거대한 몸을 그대로 둔 채 머리만 모랫속에 처박는 타조의 무지를 코로나 19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의 모습에 빗댄 것이다.
스토인켈은 '타조 동맹'(the Ostrich Alliance)이란 개념을 주창했고 WP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이에 적합한 지도자들을 열거했다.
벨라루스의 장기집권 통치자인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청중들 앞에서 하키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코로나 19에 대한 전세계 위기의식을 '정신병'으로 치부했다. 그는 벨라루스에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니카라과의 철권 통치자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도 34일간 미스터리한 잠적 상태에 있다가 지난주 모습을 나타내서는 자신의 정권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를 취하는 데 저항했다고 주장하면서 코로나 19를 해외에서 수입된 위협으로 일축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역시 중앙아시아 연례 호스데이 등 국가적 이벤트를 취소하길 거부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주 정부 지사들에 의해 내려진 봉쇄 조처에 화를 냈고 코로나 위기와 관련해 몇 주간 공개적으로 부딪혀온 루이스 엔리케 만데타 보건장관을 결국 경질하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타조 동맹에 빠질 수 없다. 세계 주요국 지도자 중 유일하게 확진 판정을 받은 존슨 총리는 코로나 19 대처와 관련된 5번의 주요 위기관리 회의를 빼먹으며 다른 이슈에 집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타조 동맹에는 5월까지 호기롭게 미국을 열어두고 버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고 소개했다.
현 행정부가 적정한 코로나 19 검사 역량을 갖췄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검사 역량과 관련된 숫자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WP는 꼬집었다.
산업화한 국가 가운데 미국이 인구당 검사 비율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일 1만5천 건의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제한을 완화하려면 일일 50만 건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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