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리노이 주의회, 코로나19 연방 지원금 추가 요청 논란

입력 2020-04-21 09:32
수정 2020-04-24 13:57
미 일리노이 주의회, 코로나19 연방 지원금 추가 요청 논란

"코로나19 지원금으로 주 정부 적자 메우려는거냐" 비난 제기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의회를 주도하는 민주계 정치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막대한 규모의 주 재정 적자를 메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돈 하몬 일리노이 주의회 상원의장(53·민주)은 최근 딕 더빈(75·민주)·태미 덕워스(52·민주) 두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마련한 추가 경기부양 자금 가운데 410억 달러(약 50조 원)를 지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요청 목록에는 향후 3년간 예산 격차를 메우기 위한 150억 달러, 지방정부 지원자금 96억 달러, 실업보험 시스템 지원을 위한 60억 달러 외에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일리노이 공무원 연금 시스템 안정을 위한 100억 달러까지 포함돼있다.

하몬 의장은 "코로나19가 전례 없는 재난인 만큼, 우리가 예상치 못하는 재정 상황이 닥치고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에 대비해 연방에 도움을 청했다"며 지금까지 지급된 연방 기금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은 하몬 의장을 비롯한 민주계 정치인들이 코로나19사태를 악용해 연방 지원금을 챙기려는 것이라며 "불순한 의도"라고 반발했다.

일리노이를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 5인(애덤 킨징어·존 쉼커스·로드니 데이비스·마이크 보스트·대런 라후드)은 이날 공개 서한을 통해 "연방 정부가 주정부의 손실을 지원하는 것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를 연방 지원금을 챙길 기회로 악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일리노이 연금 위기의 원인이 아니다. 일리노이 민주계가 20년에 걸친 실정으로 빚어놓은 문제들을 더 드러나보이게 했을 뿐"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붕괴 이전의 재정적 문제들을 연방정부에 구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뻔뻔스럽고 양심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일리노이 주상원은 민주계 40명 공화계 19명으로 구성돼있으며 하몬은 일리노이 주상원 민주계를 대표해 편지를 보냈다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선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하몬 의장의 분별력 없고 어리석은 요구는 일리노이 주가 정당한 코로나19 구제 기금을 추가 확보하는데 외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5·민주)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정부 재정 적자가 올해 27억 달러(약 2조3천억 원)로 더 늘고 내년에는 74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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