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용' 산소호흡기 지원 놓고 中·칠레 '혼선'
중국대사 "모르는 얘기"…칠레당국 "비밀유지 때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칠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산소호흡기를 지원하는 문제와 관련, 칠레 정부와 주칠레 중국대사관 측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칠레 당국이 언급한 중국의 산소호흡기 지원계획에 대해 주칠레 중국대사관 측이 '모른다'고 선을 그으면서 혼선을 빚자 칠레 정부 고위관계자가 다시 '비밀 유지' 때문일 뿐이라며 상황 정리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로이터에 따르면 칠레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이 기증한 500~1천개 사이의 산소호흡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쉬부(徐步) 칠레주재 중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산소호흡기 기증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하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장관은 현지매체에 중국이 산소호흡기를 기증할 것이라면서 "쉬 대사의 발언은 말 그대로 쉬 대사가 통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소호흡기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오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날리치 장관은 이러한 혼선에 대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공급 부족 상태인 산소호흡기를 확보하기 위해 '강대국 간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물자를 받기 위해 비밀 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이미 계약한 의료물자에 대해 더 비싼 값을 부르거나 운송을 막았다는 일부 국가의 비난이 나온다"면서도 "미국이 칠레의 산소호흡기 확보를 방해했다는 마날리치 장관의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중국산 의료장비 직수입에 나섰는데, 이에 대해 브라질 언론에서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의료장비를 중간에서 가로챌 가능성을 우려해 이들 국가를 피하는 노선을 택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쉬 대사는 "중국의 산소호흡기 능력은 제한돼있다"면서도 "중국은 어떠한 경우라도 칠레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칠레는 19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겨 남미지역에서 브라질·페루에 이어 세번째로 많으며, 이 가운데 130여명이 사망한 상태다. 현재 칠레에서 사용 가능한 산소호흡기는 590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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