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 애청하는 폭스뉴스서 "트럼프는 F학점"

입력 2020-04-20 11:09
수정 2020-04-20 15:57
펠로시, 트럼프 애청하는 폭스뉴스서 "트럼프는 F학점"

'차이나타운 홍보영상'은 "아시아계 미국인 차별 끝내려 한 것" 해명

트럼프, 펠로시 출연에 "폭스뉴스 나쁜 길 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이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실패했다며 'F학점'을 줬다고 폭스뉴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가 코로나19를 극복하도록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과학적인 증거를 무시했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서 내가 그를 허약한 지도자라고 부른 것이다"라면서 "그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까지는 그런 행동이 괜찮을 수 있었지만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가서는 안된다"면서 "과학, 과학, 과학, 증거, 자료로 돌아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정상화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적절히 진행되고, 충분한 진단 검사만 실시된다면 경제활동의 부분적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대통령 발언에 무게를 실어줬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백악관이 경제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방송에서 파우치 소장을 믿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파우치 박사는 옳다. (진단 검사가) 적절하게 이뤄진다면 말이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그가 '진단검사가 실시된다면'이라고 가정한 것 자체가 지금까지는 그렇게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진단검사)에 있어서 늦었고, 이는 실패다. 대통령은 검사에 있어서 실패를 뜻하는 'F학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지난 2월 24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 내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관광객들에게 "매우 안전하다"며 방문을 독려했던 행동에 대해선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는 행동이 아니며 "아시아계 미국인 주민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끝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펠로시 하원의장이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영상을 게재하고 "미친 낸시 펠로시가 트위터 계정에서 이 영상을 삭제했다. 그녀는 내가 중국에 대한 국경을 폐쇄한 지 한참 지난 시점에도 모든 이들이 차이나타운으로 오길 원했다"고 조롱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보수 성향 매체로, 펠로시 의장이 폭스뉴스에 출연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폭스뉴스 출연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신경과민(nervous) 낸시는 타고나길 멍청한(dumb) 사람이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는 펠로시 의장이 출연한 폭스뉴스 선데이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와 폭스뉴스를 지목해서도 "월리스와 폭스뉴스가 나쁜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월리스가 민주당에 우호적이라며 공개 비난한 적이 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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