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타 민주주의 위협" 이스라엘 2천명 네타냐후 규탄시위
마스크 쓰고 일정한 거리 둔 채 집회…비상내각 구성·재판연기 비판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1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핑계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천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위대는 마스크를 쓰고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네타냐후 총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야당에 비상 내각 구성을 제안하고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을 연기한 데에는 장기집권을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그들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검은색 깃발을 흔들며 "민주주의"를 연신 외쳤고, 군중 사이사이에 보이는 팻말에는 "코로나19는 독재자를 섬기는 것과 같다"와 같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시위대는 앞선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잇달아 패배하며 절대 그의 손을 잡지 않겠다고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코로나19에 대응할 "비상" 내각 구성협상에 응한 것을 두고도 비난을 쏟아냈다.
한때 청백당 2인자로 꼽혔으나 이제는 청백당과의 동맹을 철회한 야이르 라피드 의원은 간츠 대표를 향해 "당신은 내부 부패와 싸우지 않는다"며 "만약 그 안에 들어간다면 당신도 그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명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을 코로나19를 이유로 5월 하순까지 두달가량 연기했고, 그 후에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에게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양측은 네타냐후 총리가 새 연립정부에서 18개월 동안 먼저 총리직을 수행하고 간츠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는 방안에는 의견 접근을 봤으나, 사법부 인사 절차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총리 측 주장에 간츠 대표가 반대하며 협상이 교착에 빠졌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