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5천명 넘어
소국 산마리노·안도라 다음으로 세계서 사망률 가장 높아
"고령자 요양시설 상황 반영…검사로 확진되지 않은 의심 환자도 사망자에 포함"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벨기에 보건당국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과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벨기에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만6천138명, 누적 사망자는 5천163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445명으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사망률이다.
또 전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초소국인 인구 3만여명의 산마리노 공화국(1천120명), 인구 7만7천명가량의 안도라(453명)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벨기에 인구는 1천150만명가량으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의 절반은 고령자 요양원에서 보고됐다. 나머지 절반은 병원에서 나왔다.
벨기에 정부는 이 같은 높은 사망률에 대해 통계의 투명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수의 국가가 증세가 매우 심각한 경우만 검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식 통계에는 실제 감염자의 일부만 반영되지만, 벨기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고령자 요양원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벨기에는 지난달 말부터 1천500여개 고령자 요양시설에서 나온 사망자도 통계에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검사 능력 부족으로, 요양시설에서 나온 사망자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될 경우, 진단 검사로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코로나19 사망자에 포함하고 있다.
반면 독일, 네덜란드 등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된 경우만 사망자 통계에 반영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벨기에 정부가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자도 코로나19 통계에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보건 당국은 검사 능력이 불충분할 때는 의심 환자도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전체 사망자를 너무 적게 추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기 드 블로크 벨기에 보건부 장관은 자국이 사망자를 너무 많이 추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향후 검사를 통해 확인된 사망자만 포함하는 별도의 집계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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