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검사체계 허술…감염자에 '음성' 통보
검체 섞여 미감염자 24명에 '양성' 판정 내리기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보건 당국이 검사 결과를 오판하는 등 방역 태세의 허술함을 반복해 드러내고 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시는 시립병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오판해 확진자 2명에게 음성이라고 통지하는 일이 있었다고 17일 발표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아쓰기 시립병원 의사는 이달 13일 검체를 채취한 20대 남성과 60대 여성에 대한 민간 검사 기관의 중간 보고서를 15일 받은 후 이들에게 음성이라고 결과를 통보했지만, 이는 보고서를 잘못 판독한 것이었다.
보고서의 2가지 항목에 대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는 표기가 있는 경우 음성으로 판정해야 한다.
담당 의사는 이 가운데 1가지 항목이 '재검 중'이라고 표기돼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통상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보고서를 확인하게 돼 있었으나 의사 혼자서 확인해 실수를 걸러내지 못했다.
병원 측은 16일 검사 결과 최종 보고서를 받고서야 2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양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
아쓰기시립병원은 "시민 여러분에게 불안을 안긴 것을 깊이 사과한다. 같은 실수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점검 시스템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잘못된 결과를 통보받은 당사자 2명은 증상이 가볍고 음성이라는 연락을 받은 후 외출 등 감염을 확대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교도는 전했다.
일본 보건 당국이 검사와 관련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치(愛知)현은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로 발표한 28명 가운데 24명이 재검사 결과 음성이었다며 12일 확진자 집계를 수정한 바 있다.
음성인데도 양성이라는 잘못된 판정을 받은 이들 중 6명이 병원에 입원했고, 이 가운데 80대 남성 1명은 다른 확진자와 2시간 정도 같은 병실에 머무는 바람에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재검사하는 일이 있었다.
또 양성으로 잘못 판정된 사망자를 장례식 없이 화장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국은 감염된 사람의 검체가 다른 검사 대상자의 검체와 섞이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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