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천만 자카르타 주지사 "코로나 사회적 제약, 연장될 것"
올해 관광업 12조원 손해…스마랑 카리아디병원 의료진 46명 감염
코로나19 대응팀 "5월에 정점 찍고 6월부터 신규 환자 감소 예상"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내려진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적용 기간이 연장될 전망이다.
17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전날 "PSBB 기간 연장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이제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며 "얼마나 길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우한은 4개월간 봉쇄했지만, 여전히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자카르타도 다소 길어질 수 있는 PSBB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PSBB 적용 지역은 외출 금지 등 전면 봉쇄 조치를 하지는 않지만, 외출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장은 문을 닫고, 5명 이상의 공공장소 모임과 식당 등 매장 내 식사·예배당의 종교활동이 금지되며 모든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1천만명의 자카르타를 가장 먼저 PSBB 적용 지역으로 지정,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14일 동안 시행 중이다. 이후 수도권 도시들로 확대돼 3천40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게 됐다.
아니스 주지사는 "수디르만과 탐린, 꾸닝안 등 시내 중심부는 재택근무 전환이 이뤄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단속 강화를 경고했다.
자카르타 당국은 최근 한인 봉제공장을 포함해 제조업체, 사무실 등을 불심 검문해 PSBB 준수 여부를 단속하고 있다.
PSBB 적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경제침체와 실업 문제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110만명∼378만명이 빈곤에 빠지고, 290만명∼52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카르타의 많은 근로자가 이미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또 2월 초 중국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이달 2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관광 부문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위스누타마 관광창조경제 장관은 "지난해 관광업 매출은 200억 달러(24조4천억원)에 육박했는데, 올해는 100억 달러(12조 2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는 하반기부터 상황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추산한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중국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도 1∼2개월 안에 그 뒤를 따를 것"이라며 "수개월 동안 스트레스받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 등에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할 계획이라는 뜻인데, 현재까지 발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13명이다.
인도네시아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200∼300명 증가하고 있다.
확진자는 5천516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고, 사망자는 496명으로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정부 코로나19 신속 대응팀 고문 아디사스미토는 전날 "모든 정보를 종합했을 때 5월에서 6월 초 9만5천명이 감염되는 것이 정점이 될 것"이라고 전날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그는 "6월 초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해 6∼7월에는 누적 확진자가 10만6천명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브리핑에는 신속대응팀을 지휘하는 도니 모나르도 국가재난방지청(BNPB) 청장과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부 장관도 함께했다.
국토 동서 길이가 5천㎞에 이르는 인도네시아의 34개 주 모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에서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 방역 장비 부족으로 의료진 감염이 심각하다.
중부 자바 스마랑의 카리아디병원에서는 무려 46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 병원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동료 의사와 간호사 등은 한 호텔에 격리됐다.
인도네시아 의사협회 등은 지난 14일까지 28명의 의사와 13명의 간호사 등 총 31명이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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