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말렸던 오바마 드디어 지지…샌더스 지지층엔 단합호소

입력 2020-04-15 03:48
바이든 말렸던 오바마 드디어 지지…샌더스 지지층엔 단합호소

11분 영상 메시지 공개…코로나19 위기 거론하며 "대통령에 필요한 자질 갖춰"

경선 막후서 움직이다 공개발언 나서…샌더스 지지층서 효과 발휘할진 미지수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지지선언을 했다.

8년간 백악관에서 동고동락한 오랜 친구의 손을 공개적으로 들어준 것이다.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층을 겨냥해 민주당의 단합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11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거론하면서 "서로를 돌보는 정신이 정부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식과 경험, 솔직함, 겸손, 공감, 품위가 이끄는 리더십은 주(州)나 시(市)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백악관에도 필요하다"면서 "내가 자랑스럽게 바이든을 미국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다"면서 "바이든이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내세운 진보적 가치와 젊은층의 열광을 치켜세우며 민주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샌더스는 노동자들의 희망과 꿈, 좌절에 목소리를 불어넣는 데 인생을 바쳤다"면서 "우리는 모든 것에 의견을 같이 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을 더 공평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을 늘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공화당을 비판하며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과 상원을 차지한 공화당은 진보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에 관심이 있다"면서 "부패와 무신경, 허위정보, 무지, 그저 비열함으로 특징지어지는 정치에 맞서 선의의 미국인들이 지금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간 민주당 경선 레이스 막후에서 여러 후보와 접촉하며 영향력을 발휘해왔지만 공개적 의견 표명은 자제해왔다. CNN방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역에 공개적으로 재등장한 것"이라고 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선언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퇴임 후에도 높은 대중적 인기를 유지해온 오바마 전 대통령을 '버락'이라고 부르며 친분을 부각해왔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을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부통령으로서 한 팀이었던 자신의 성과를 과시해왔다.

작년 6월에는 '베스트프렌드의 날'을 기념해 '버락'과 '조'가 새겨진 팔찌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날 지지선언은 샌더스 의원 지지층에 통합을 호소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경선 하차를 선언한 데 이어 전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열광적 샌더스 지지층 가운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도적 기조 유지에 비판적인 이들이 많아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애초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말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밀어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출마의 꿈을 접은 바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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