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자펀드 일부 전액 손실 예상…투자자 피해 우려

입력 2020-04-14 17:33
라임 자펀드 일부 전액 손실 예상…투자자 피해 우려

예상 회수금액 '0원'…TRS 대출금 상환 탓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자펀드 중 일부가 전액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대신증권[003540]이 판매한 라임 테티스 9호와 라임 타이탄 7호 펀드의 예상 회수 금액은 0원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는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모펀드 중 하나인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 펀드에 투자하는 자펀드인데, 예상대로라면 해당 펀드의 투자자들은 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KB증권이 판매한 AI스타 1∼3호 펀드와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새턴 1호 펀드 역시 전액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라임 자펀드의 평균 회수율이 40∼50% 수준으로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100% 손실은 이례적인 경우다.

이처럼 손실을 키운 주범은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레버리지로 지목된다.

증권사들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손실률이 가중된 것이다.

TRS는 자산운용사가 원하는 자산을 증권사가 대신 매입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TRS 계약상 증거금률이 50%인 경우 운용사는 1억원을 내고 2억원어치 자산을 매입하면서 그만큼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증권사로부터 사실상의 대출을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펀드 만기 시에는 수익률과 상관없이 증권사가 자금을 선순위로 상환받게 돼 있기 때문에 손해가 날 경우 투자자 손실은 더욱 불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모펀드가 각 자펀드에 분배하는 금액에서 부채로 계상된 TRS 대출 상환금을 제외한 금액이 자펀드의 최종 잔고"라며 "이렇게 산출한 자펀드의 예상 회수금이 0원으로 집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판매사들에 모펀드의 예상 회수 금액과 자펀드별 예상 회수금액을 포함한 자산 현금화 계획을 서면으로 발송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모펀드의 예상 회수 금액은 플루토 펀드 4천75억원, 테티스 펀드 1천332억원으로 총 5천407억원이다.

환매 중단 시점인 작년 10월 말 기준 두 펀드의 장부가액이 총 1조5천26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회수 예상 금액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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