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교민, 코로나19 응급병원 첫 격리…2차 검사 결과 대기

입력 2020-04-12 23:49
자카르타 교민, 코로나19 응급병원 첫 격리…2차 검사 결과 대기

무증상 상태로 1차 양성 판정받아…격리 3일 차 동영상 공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국 교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개조해 만든 응급병원에 격리돼 2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2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에 사는 한국인 남성 A씨가 지난 9일 현지 아파트에서 이뤄진 코로나19 방문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날 유튜브에 '격리 3일차'라고 올린 동영상에서 "(아파트에서) 50명 정도 외국인이 피검사를 했는데 다음날 나만 (양성으로) 분류가 돼서 왔다"며 "구급차를 보내와서 탔더니 보건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A씨는 10일 보건소에서 2차 유전자 증폭검사(PCR)를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끄마요란의 아시안게임 선수촌 개조 응급병원 독실에 격리됐다. 끄마요란 응급병원에 한국인이 격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지정 병원의 병상이 부족해지자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응급병원으로 개조했고, 이날 기준으로 535명이 입원 중이다.

이 가운데 34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이고, 나머지는 A씨처럼 감염 의심 환자, 감시 대상 환자들이다.

A씨는 동영상에서 "목이 아프거나 열이 나는 등 아무런 증상이 없다. 왜 와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 검사는 자꾸 하고 결과를 안 알려주는지 모르겠다. (격리) 3일째가 되니까 조금씩 힘들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당사자와 연락이 닿았고,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는 PCR 결과가 나오는 데 며칠이 걸린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산 신속 진단키트(혈청 검사)를 대량 공수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지고 오류가 잦은 편이다.

신태용 감독과 함께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은 공오균 코치도 자카르타 병원의 1차 신속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고 병실에 격리됐다가 2차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바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들어간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계속 늘고 있다.

69세 여성 B씨(안성시 3번 확진자)는 이달 10일 자카르타발 비행기로 출발,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안성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성시는 B씨가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 있을 때는 안성의 아들 집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교민들은 B씨가 귀국 직후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인도네시아 체류 당시 거주지와 동선 공개를 원하지만, 한국 지자체와 해외 공관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해외 체류 당시 동선은 조사하지 않고, 입국 시점부터 동선만 공개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귀국 후 한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은 총 6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이 발리에서 숙소를 공유한 사실이 연합뉴스 취재 결과 밝혀졌다.

자카르타에서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은 2명이 더 있다.

한 명은 보고르 봉제공장 직원이고, 다른 한 명은 인도네시아에 파견된 남편을 따라 작년 12월 말부터 현지에서 생활하던 40대 여성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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