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속 확산할라" 동남아 전통설 앞두고 초긴장

입력 2020-04-10 17:45
"코로나19 급속 확산할라" 동남아 전통설 앞두고 초긴장

태국·캄보디아, '송끄란' 등 연휴 취소하고 이동제한

라오스·미얀마도 '삐마이' 등 연휴 기간 이동 제한령

(아시아 종합=연합뉴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가 전통설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은 지구에서 본 태양 궤도인 황도(黃道) 12궁 별자리 가운데 첫 번째인 양자리에 태양이 들어가는 때를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우리나라의 구정처럼 전통설을 쇤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된 중국에서 최대 명절인 춘절을 거치며 확진자가 폭증한 악몽이 자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 앞다퉈 강경 조처를 내놓고 있다.

태국은 '송끄란'을 맞아 애초 오는 13∼15일로 정한 연휴를 공식 취소했지만, 비상사태 선포 등으로 휴직 중이거나 실직한 이들이 고향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송끄란 기간에 방콕 등 대도시를 떠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전통 풍습대로 고향을 방문하더라도 어른들과의 포옹 등 신체 접촉을 피하는 등 노약자가 감염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하는 '부모님을 보호하라'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또 송끄란의 상징과도 같은 물뿌리기를 서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500명에 육박한다.

캄보디아도 14∼16일로 예정된 전통설인 '쫄츠남' 연휴를 취소한 데 이어 10일부터 16일까지 지역 이동 금지령을 내려 고향 방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태국에서 4만여명의 자국민 이주노동자가 검역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귀국한 것으로 파악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캄보디아에서는 지금까지 1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근거법을 마련했다.



라오스 정부는 전통설인 '삐마이' 연휴가 끝나는 19일까지 사실상 국가 봉쇄령을 내려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하고 생필품 구매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누적 확진자가 16명인 라오스에도 태국 등지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6천여명이 최근 귀국해 긴장감이 높은 상태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은 전통설인 '팅얀'을 맞아 10일부터 연휴가 끝나는 오는 19일까지 주민들이 식료품과 의약품 구매를 제외하고는 외출하지 않도록 했다.

또 태국에서 최근 귀국한 이주노동자가 2만3천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진 가운데 10일 신규 확진자 4명 가운데 2명이 귀국한 이주노동자로 확인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27명으로 늘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며 누적 확진자가 3천명을 초과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라마단이 종료되면 최대 명절인 르바란(이드 알 피트로)이 시작돼 2천500만명 안팎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자 고향 방문인 '무딕'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무딕을 공식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의 고향 방문을 금지하고 연가 대체휴일을 5월 26∼29일에서 12월 28∼31일로 변경했다.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가장 빠른 말레이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4천228명으로 집계돼 이동 제한령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의 누적 확진자도 4천7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생후 23일 된 아이가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는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9일 287명이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남아시아에서는 국가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에서 670여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6천400명을 초과해 당국이 오는 14일 끝나는 봉쇄령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웃 나라 파키스탄에서도 338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4천600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9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2명, 사망자는 1명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무증상 감염자는 9일 하루 동안 47명 늘었다.

일본에서는 10일 도쿄도(東京都)에서만 185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연일 하루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전날에도 일본 전역에서 576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6천명을 넘어섰다.

(방콕 김남권 하노이 민영규 뉴델리 김영현 자카르타 성혜미 특파원)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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