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 "돈 좀 써라"…공무원 월급 소비쿠폰으로 지급 논란

입력 2020-04-10 12:36
중국 도시 "돈 좀 써라"…공무원 월급 소비쿠폰으로 지급 논란

장시성은 관광 촉진 위해 공무원 주말 2.5일 휴일제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중부의 한 도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공무원과 교사들의 월급 일부를 공제하고 이를 소비쿠폰으로 지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10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후난(湖南)성의 화이화(懷化)시 재정국은 월급의 일부를 소비 쿠폰으로 지급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쿠폰은 소비 기한과 장소가 정해져 있다. 모든 쿠폰은 5월 5일까지 써야 한다. 식당과 슈퍼마켓, 주유소 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수도와 전기, 가스 요금을 내는 데는 쓸 수 없다.

창사(長沙)와 샹탄(湘潭) 같은 후난성 다른 도시도 비슷한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샹탄의 한 교사는 보너스 1천위안(약 17만원)이 공제됐으며 대신 소비 쿠폰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사들은 분함을 참고 있다. 너무 부당한 일"이라면서 "내 돈인데 내가 원하지도 않는 곳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충이 톈진대학 교수는 화이화시의 조치에 대해 "단순히 월급을 공제해 소비를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소비 의욕을 꺾는 부정적 영향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장시(江西)성 도시들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들이 주말에 2.5일을 쉬도록 했다.

주장(九江) 시는 금요일 오후에 단축된 근무 시간은 다른 날 더 오래 근무하거나 연가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주장 시는 관광지의 입장료도 금요일 오후에는 반값으로 할인된다고 밝혔다.

신위(新余) 시 역시 2.5일 주말제를 도입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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