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팔사람이 더 많아졌다…매수심리 반년만에 최저

입력 2020-04-10 11:05
서울 아파트 팔사람이 더 많아졌다…매수심리 반년만에 최저

한국감정원 매매수급지수 100 밑으로…공급이 수요 초과

코로나 여파 겹쳐 수억원 빠진 급매 증가…강남 이어 강북도 100 미만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됐다.

10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8.4를 기록해 100 이하로 떨어졌다.

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7일(97.8)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 사이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를,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를 나타낸다.



100을 기준점으로 지수가 100 미만이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100을 초과하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지난해 12·16대책 발표 당시 120.3까지 오르며 2012년 관련 동향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정부의 강도높은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겹치며 반년 만에 기준점 밑으로 꺾인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 강남권과 강북 '마용성광'(마포·용산·성동·광진구) 등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집을 매도하려는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시세보다 2억∼5억원 이상 싸게 거래되면서 일반 매물의 호가도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 늘었다.

그러나 수요자들은 최근 집값 하락 전망에다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 자금조달계획서 증빙 강화 등으로 쉽게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4구(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조사에서 88.8을 기록해 서울 전 권역을 통틀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강남 외 도심권(95.9)과 서북권(98.9%)도 지수가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번 주 감정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4% 떨어져 2주 연속 하락했고, 강남4구 아파트값은 0.18% 떨어져 지난해 3월 18일(-0.08%) 이후 약 1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주 또다른 시세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71.5로 12·16대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강북지역이 82.0, 강남은 62.3으로 강남의 매수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팔려는 급매물이 증가하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한동안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주택자일수록 보유세 부과일(6월 1일) 이전인 5월까지 매물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 코로나 등의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거래 감소 속에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매물만 팔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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