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코로나19 기세 꺾여…"부활절 연휴 '집콕' 당부"

입력 2020-04-10 03:46
유럽서 코로나19 기세 꺾여…"부활절 연휴 '집콕' 당부"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유럽 주요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는 신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면서 부활절 연휴에도 집에 머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가적인 경제 부양책도 잇달아 나왔다.



◇ 유럽 확진자 75만 명 육박…사망자는 6만 명 훌쩍

9일(현지시간) 실시간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 내 누적 확진자 수는 사망자 75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사망자도 6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가별로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가 15만2천446명(사망 1만5천238명), 이탈리아 14만3천626명(1만8천279명), 프랑스 11만7천749명(1만2천210명), 독일 11만5천523명(2천431명), 영국 6만5천77명(7천978명)을 기록했다.

이어 벨기에 2만4천983명(2천523명), 스위스 2만4천46명(948명), 네덜란드 2만1천762명(2천396명) 등의 순으로 누적 확진자가 많았다.



◇ 주요국 "상승세 꺾이고 있다"…봉쇄 조치는 연장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스페인을 비롯해 독일 등 주요국에서 확산세가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완전한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발령한 이동 제한령과 상점 영업 금지 등의 조치로 일일 확진자 증가율이 22%에서 현재 4%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내각 회의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코로나19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며 "상황을 조심스럽게 낙관해본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총리 업무 대행을 맡은 도미닉 라브 외무 장관 역시 봉쇄 조치가 효과를 보인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정상은 다만 봉쇄 조치를 해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부활절 연휴 기간에도 집에 머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라브 장관은 "우리가 정점을 지났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봉쇄 조치를 계속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부활절 연휴에 일상 생활 제한 조치를 이행하면서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산체스 총리 역시 "방어 태세를 늦추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전국적인 이동 제한령을 오는 26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하원에 요구했다.



◇ 추가 부양책 발표도 잇달아

무섭게 확산하던 코로나19 기세가 다소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들 줄 모르자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 완화를 위한 부양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의 긴급 예산을 두 배 이상 증액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긴급 예산을 종전에 발표한 450억 유로의 두 배 이상인 1천억 유로(약 133조원)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안은 오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스위스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파산법을 일시적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린 켈러-주터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무 문제 등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경우 파산 신청을 바로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경영 위기를 겪는 자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 조치를 강화했다.

연방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외 경제법을 강화하고, 기업의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1천억 유로를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