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뉴욕 하트섬 집단매장, 미국의 사망자수 은폐" 역공
한 달 전 미 언론 "이란 공동묘지 확장, 시신 은폐" 주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급증하자 이란이 이를 '재료'로 역공에 나섰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를 집단 매장하면서 사망자 수를 은폐한다는 것이다. 이란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한 달 전과 공수가 뒤바뀐 셈이다.
이란 국영방송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의 하트섬에서 방호복을 입은 이들이 나무 관 수십 개를 매장하는 동영상을 내보냈다.
그러면서 미국 네티즌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해 집단 매장에 분노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수보다 실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주류 언론 대다수가 이 '의혹'에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CNN은 뉴욕 하트섬의 집단 매장터가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무연고자 시신을 안치하는 공립묘지라고 9일 보도했다.
뉴욕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돼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이 묘지에 시신을 임시로 매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란 국영방송은 지난달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 정부가 우한 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거짓말을 해대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말하는 장면과 이란 정부가 수천명을 집단 매장하면서 사망자수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미국 언론의 보도를 상기시켰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12일 이란 중부 곰시의 공동묘지를 찍은 위성 사진을 근거로 이란 당국이 이곳에 90m 길이의 도랑 2개를 팠고 이는 급증하는 코로나19 사망자를 집단 매장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WP는 도랑 규모로 봤을 때 사망자는 당시 이란 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란 언론들은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곰시의 당국이 향후 많아질 사망자에 대비해 이 공동묘지에 도랑을 판 게 사실이지만 시신을 몰래 집단매장하려는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WP의 보도 이전에 이미 시 당국이 언론에 이를 공개했다면서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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