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비극' 폭로한 팡팡 저서 미국서 발간…중국서는 고발당해(종합)
일부 누리꾼들, 팡팡 '우한 일기'에 "어두운 면만 노출"
"부동산 6채 투자 근원 불분명" 고발당해…팡팡 "법정서 보자"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우한의 참상을 폭로한 일기로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 팡팡(方方)이 자신이 그간 썼던 '우한 일기'를 미국에서 발간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팡팡이 쓴 '우한 일기'(Wuhan Diary)가 미국에서 오는 18일 발간을 앞두고 아마존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갔다고 9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발병 후 쓴 60편의 일기를 담은 이 책은 208쪽으로 하퍼콜린스가 펴냈다.
글로벌타임스는 두 달 넘게 봉쇄됐던 우한 주민들의 삶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팡팡의 생각을 담은 '우한 일기'가 중국에서 찬반양론을 일으켰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외국 언론이 팡팡을 부각한 이후 팡팡은 서방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깎아내리는 데 쓰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
'우한 일기'는 독일어판도 6월 4일 나올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출간일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날로 동기가 불순하다는 중국 누리꾼의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은 팡팡이 우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줬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팡팡이 전해 들은 말로 불안을 조장하며 우한의 어두운 면만 노출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중국 당국의 검열 강화 속에 팡팡의 글과 계정도 온라인에서 삭제됐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우한에 거주하는 65세 작가 팡팡은 권위 있는 루쉰 문학상 등을 탔지만 중국 대중에게는 코로나19 발병 전만 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 신문 편집장 후시진은 전날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팡팡의 '우한 일기' 영문판 출간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편해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는 상황에서 이 책이 나온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장이우 베이징대 교수는 팡팡이 우한 사람들의 고난을 이용해 개인적 명성을 높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홍콩 명보는 '밍더(明德)선생'이라는 누리꾼이 팡팡을 국가감찰위원회에 고발했다고 전했다.
명보에 따르면 이 누리꾼은 팡팡이 근원을 알 수 없는 6채의 부동산 투자를 한 것에 대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팡팡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팡팡은 "상상력이 대단하다"며 "어떠한 변명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으니 법정에서 보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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