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발묶인 한국 여행객 등 4명 독일 전세기로 귀국길

입력 2020-04-09 05:12
수정 2020-04-09 23:33
남아공 발묶인 한국 여행객 등 4명 독일 전세기로 귀국길

이번에도 아프리카 내 국제공조로 한국행 성사…지금까지 130명 이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열흘 넘게 발이 묶인 한국인 여행객 등 4명이 8일 오후 독일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사전 탑승 절차를 위해 프리토리아 독일학교에 모인 독일인을 비롯해 덴마크, 스웨덴 등 주로 유럽인 약 300명과 합류했다.



이어 단체 버스에 나눠 타고 요하네스버그 OR 탐보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독일 정부가 임차한 비행기(SA 2260)에 올랐다.



전세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다음날 오전 도착하며 한국인 4명은 이날 오후 카타르항공(QR 68)편으로 갈아타 오는 10일 오후 4시45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내릴 예정이다. 항공료는 모두 개인 부담이며 추후 정산한다.

독일 전세기 합승은 주남아공한국대사관(대사 박종대)의 주선과 독일 대사의 호의로 이뤄졌으며, 10개국으로 이뤄진 탑승객 가운데 아시아권으로는 한국이 거의 유일했다. 박 대사와 이양호 경찰 영사가 직접 배웅을 나왔다.

여행객 박 모(27)씨는 "아프리카를 둘러보려고 3월 7일 입국했는데 봉쇄령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상황에서 한국대사관이 귀국 편의를 봐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함께 온 정 모(34)씨도 "9년간 약 100개국을 여행했는데 우리 대사관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사업차 왔다가 봉쇄령 때문에 꼼짝 못하게 된 최성민(43), 채용호(54)씨도 "정부에서 신경을 써줘 감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아공은 지난달 27일부터 3주간 봉쇄령에 돌입해 특별 전세기를 제외하고 항공운항이 일체 중단된 상태다. 이동제한이 엄격해 이날도 공항 배웅이 허락되지 않아 미리 독일학교에서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봉쇄령 시한인 16일 자정 이후로는 항공사와 여행사들의 개별 귀국을 위한 예매가 현재 이뤄지고 있으나 봉쇄령이 연장될 경우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약 3천900명 규모인 남아공 교민사회에서는 유학생과 학부모 등 중심으로 일부 귀국 전세기 마련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봉쇄령 연장 여부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다.



앞서 아프리카에서는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마다가스카르를 시작으로 카메룬, 나미비아, 앙골라, 케냐 등에서 교민과 여행객 등 130명 이상이 미국, 일본, 독일 현지 공관 등과 협조해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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