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탈레반, 포로 교환 협상 사실상 결렬(종합)

입력 2020-04-08 20:02
아프간 정부-탈레반, 포로 교환 협상 사실상 결렬(종합)

탈레반, 협상 중단·대표단 철수 선언…정부는 포로 100명 석방키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현지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간의 포로 교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8일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진행되던 정부 측과의 포로 교환 협상을 중단하고 대표단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정부가) 고의로 우리 측 포로 석방을 늦추는 것은 평화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에 카불에 있는 대표단을 불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번 포로교환 협상에 대해 '성과 없는 회담'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협상 결렬의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탈레반은 1차 포로 석방 인원에 15명의 지휘관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아프간 정부는 8일 오후 탈레반 포로 5천명 가운데 일부를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자비드 파이살 아프간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탈레반 포로 100명이 오늘 석방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며 평화 정착 작업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양측은 지난달 31일부터 카불에서 포로 교환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양측이 카불에서 이처럼 직접 협상한 것은 2001년 미군 공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국제사회는 이번 협상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결국 성과 없이 헤어지고 만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29일 평화 합의에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 등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중반까지 아프간 주둔 병력을 8천600명까지 줄이기로 했다.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이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또 지난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포로 교환 관련 이견과 아프간 정부 내 갈등 등으로 인해 양측의 협상은 열리지 못하고 있었다.

와중에 이번에 어렵사리 만난 양측 간에 파열음이 불거짐에 따라 향후 아프간 평화 구축 절차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

한편, 아프간에는 8일 현재 423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웃 나라 이란에서 최근 자국 순례객 등이 대거 돌아오면서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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