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검 서비스, 투명성·책임성 더 높여야"(종합)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 웹세미나…"네이버, 독과점 지위 잃을까 조심스러운 것"
작년 실검, 10대 대학·20대 채용·30대 드라마·40대 아파트·50대 나이 많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공정성 영향 우려로 총선 운동 기간 일시 중단된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실검)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투명성과 책임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가 8일 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사라진 첫 주, 무엇이 달라졌나요' 웹 세미나에서 이원재 KAIST 교수는 네이버 실검에 대해 "공공재적 성격을 더 강화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의 어떤 제도적 주체보다도 훨씬 더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좋은 해석이나 정보·지식 서비스를 할 수 있게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네이버의 독과점적 지위는 상상 이상"이라며 "네이버가 조심스러운 것은 힘이 세서 피해를 줄까 봐서가 아니라 지금의 독과점적 위치를 잃어버릴까 봐 그런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네이버가 실검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투명성에 관해 얘기를 계속해줘야 한다"며 "조용히 있으니 투명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국 동국대 교수는 "실검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과 갈등이 과연 이걸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많았다는 게 실(失)"이라며 "국민이 제일 걱정하는 것이 조작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 김유원 데이터랩 이사는 "(네이버가 실검으로) 사회적 어젠다(의제)를 설정한다는 여러 비판이 나오는데 사실 그런 역할을 하고 있으니 자유롭지는 않다"며 "실검 서비스에서만 존재하는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상한 것을 없애면 좋지 않냐고 하는데, 조작 시비도 당연히 일어나겠지만, 사용자들이 와글와글 떠드는 재미가 없어진다"며 "'9시 뉴스'와 똑같은 서비스라면 사실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색어 서비스 안에 아주 많은 정보가 있다"며 "이런 걸 새로운 서비스 형태로 외부에 제공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 트렌드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급상승 검색어를 세대별로 분리해본 결과 10대는 '대학교', 20대는 '채용'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높았다.
30대는 드라마와 관련된 '결말'을 많이 검색했고, 50대는 유독 '나이'를 궁금해한 경우가 많았다.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4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이슈의 전개와 진화 과정이 급상승 검색어 추이를 통해 나타났다.
먼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국제적 이슈로 진화하기 시작해 국내 확진자 수가 늘어나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및 확산 현황에 대한 검색량이 급상승했다.
이어 개인위생과 예방책에 대한 준비가 시작됐고, 이는 생활과 경제에 관한 관심으로 번졌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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