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일상생활 못한다더니 운전?…보험사기 역대 최고
상해·질병이나 차 사고 피해 과장 등 생계형 보험사기 급증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지난해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된 보험사기 규모가 역대 최대였다.
교통사고 후 피해를 부풀리거나 상해·질병 상품 보험금을 허위로 타내는 등 생계형 보험사기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8천809억원으로 전년(7천982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5년 6천548억원, 2016년 7천185억원, 2017년 7천302억원 등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도 9만2천538명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적발 금액은 950만원이었다. 보험사기 적발 건수의 82%가 평균 이하일 만큼 소액 보험사기가 많다.
금감원은 상해·질병 또는 자동차 사고 피해를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생계형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실손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한방 비급여치료를 받아놓고 양방 비급여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진료기록부를 조작한 경우다.
한방병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보험사기인데 병원이 권유하고 보험소비자가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 수용이라도 보험사기 가담을 의미한다.
자동차 사고 발생 때 허위로 부품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 역시 흔한 보험사기에 속한다.
부품업체가 정비업체에 공급하지 않은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속여 서류를 꾸미는 경우다. 부품업체와 정비업체의 조직적 공모가 있어야 가능한 보험사기다.
허위 진단으로 보험금을 받았다가 뒤늦게 들통난 사례도 있다.
A씨는 교통사고 후 인지지능 저하로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허위진단으로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 생명보험 등으로 보험금 약 8억원을 받았지만 운전대를 잡다가 보험사기 사실이 들통났다. 운전을 할 수 있을 만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가해자와 피해자와 역할을 나눠 렌터카를 빌린 뒤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도 종종 나온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박종각 부국장은 "보험사기는 민영보험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누수를 초래하여 전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심각한 범죄"라면서 보험사기를 제안받거나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감원에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spee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