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사재기·수출제한에 코로나19 의약품 부족"
"일부 국가, 마취약·항생제 등 중환자실서 사용 약품 부족해지기 시작"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각 회원국의 수출 제한과 '사재기'로 유럽의 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중요한 의약품 부족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일부 EU 회원국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쓰는 특정 약이 부족해지기 시작했거나, 곧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의약품은 대부분 코로나19로 합병증이 심각한 환자에게 쓰거나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는 품목이다. 마취약, 항생제, 근육이완제 등 환자가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약품이 포함된다.
유럽 대형 병원으로 구성된 한 단체는 최근 의약품 이동 제한을 풀지 않는다면 곧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의약품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중국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인도가 의약품 수출을 금지하면서 의약품 수송이 지연됐으나 현재는 EU 회원국 내 수출 제한과 과잉 비축이 공급이 부족해진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U 의약품 무역협회 중 하나인 '유럽을 위한 의약품' 관계자는 "각국이 비축 물자를 쌓고 있다. 합리적인 접근법이지만 때로는 그 양이 너무 많고 이는 해당 약품이 필요한 국가가 그것을 구할 기회를 빼앗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떤 나라는 한 제조업체의 연간 생산량에 해당하는 약품을 주문하기도 했다면서 "이는 한 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약품 무역 단체 관계자는 오스트리아와 포르투갈을 과도하게 비축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
다수의 회원국은 코로나19 대응에 필수적인 약품과 의료 장비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가 취한 제한 관련 조처가 합법적인지 조사하고 있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의약품과 필수적인 의료 장비 수출을 제한하거나, 이를 공유하기보다 유효기간이 만료되도록 둘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애초 헝가리와 몬테네그로로 갈 예정이던 대량의 심장약은 루마니아의 수출 제한으로 수송이 막힌 상태며 이 약은 곧 유효기간이 끝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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