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도쿄 등 7개 지역에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종합)

입력 2020-04-07 18:59
수정 2020-04-08 18:53
아베, 도쿄 등 7개 지역에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종합)

오늘부터 내달 6일까지…외출자제·휴교·이벤트 중지 요청 가능

"대인 접촉 70~80% 줄여달라"…벌칙 규정 없어 강제력에는 한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도쿄도(東京都) 등 7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긴급사태 선언된 지역은 도쿄도,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등 수도권을 포함해 오사카부(大阪府), 효고(兵庫)현, 후쿠오카(福岡)현 등 7개 도부현(都府縣·광역자치단체)이다.

발령 기간은 이날부터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가 끝나는 다음 달 6일까지로 약 한 달간이다.

긴급사태 선언 후 관보에 공시돼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NHK는 전했다.

2013년 4월 발효된 '신형인플루엔자 등 대책특별조치법'(이하 특조법)에 따른 긴급사태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 상황이 긴급사태 선언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전문가들에게 자문했다.

특조법에 따르면 ▲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현저히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고 ▲ 전국적인 급속한 만연으로 국민 생활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긴급사태 발령이 가능하다.

자문위는 현 상황이 긴급사태 선언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자문위는 코로나19가 폐렴 등 중증으로 발병하는 빈도가 상당히 높아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현저히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고,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사례도 급속히 늘었다고 판단했다고 아베 총리는 전했다.

자문위는 의료 체계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자문위의 판단을 근거로 중의원 운영위원회 보고 과정을 거쳐 긴급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아베 총리는 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적으로 급속한 만연에 의해 국민 생활 및 국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 특별조치법에 의한 긴급사태 선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행동 변화"라며 대인 접촉을 70~80% 줄일 것을 요구했다.



긴급사태가 선언된 7개 도부현의 지사는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외출 자제와 휴교 등도 요청을 할 수 있다.

영화관과 백화점, 운동시설, 유흥시설 등의 이용 제한과 음악과 스포츠 등의 이벤트 개최 중지를 요청·지시할 수도 있다.

임시 의료시설 설치에 필요한 토지와 건물을 소유주의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철도회사나 운송회사 등에 의약품과 마스크 등 필요한 물자의 운송을 요청, 지시할 수 있다. 의약품과 식품 등의 매도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수용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자체 요청에는 대체로 벌칙 규정이 없어 강제력에는 한계가 있다.

벌칙 규정 등 법적 강제력을 갖춘 요청 및 지시는 의료시설 설치를 위한 토지 및 건물의 사용과 의약품 및 식품의 수용 정도다.

다만, 각 지자체가 시설 이용 자제와 이벤트 중지 등을 요청할 때 일정 규모 이상이면 해당 기업이나 단체, 시설 등을 공표하기 때문에 지방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7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사태 선언 이유와 구체적인 조치를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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