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간호사 잇단 확진…"집중력 떨어져 고글 착용 잊기도"
간호협회, 효율적 인력 배치·충분한 휴식 보장 등 촉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잇따라 확진되면서 의료현장 간호사들의 휴식 방안 마련 등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간호협회에 따르면 최근 의정부성모병원, 마산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와 대구 의료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 소속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의 높은 피로도가 감염 노출의 주요 요인"이라며 "의료기관 내 간호사 인력을 적정하게 배치하고 충분한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현장의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80일 가까이 지속하면서 피로도가 누적돼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북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A씨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했다"며 "치매 환자들은 행동이 돌발적이라 방호복을 잡아당겨 찢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산 지역의 간호사 B씨는 "격리병동에 투입돼 한 달 넘게 근무하면서 몸이 파김치가 됐었다"며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이 상태가 이어지면 감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라고 털어놨다.
의료장비를 재사용하고 의료인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구에 있는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간호사 C씨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걱정이 많았다"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 D씨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 모두가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병원 내 현실"이라며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은 "간호사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간호사 적정 인력 배치가 안 되는 이유는 간호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더 많은 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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