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 하던 트럼프-바이든, 코로나19 대응 '15분 유선회담'(종합)
트럼프 "따뜻한 대화지만 동의 뜻은 아니다"…바이든측 "팬데믹 대처 조치 제안"
현직 대통령-유력 野주자 초당적 협력 머리 맞댔나…원론 수준 그쳤을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전화 통화를 했다.
그동안 장외에서 공방을 벌이던 현직 대통령과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유선상으로나마 초당적으로 '일대일 회담'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국가적 대응에 관하여 전화 통화를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AP통신은 "마침내 두 사람이 통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정말로 멋지고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한 바"라며 "그는 그의 관점을 제시했고 나는 전적으로 그에 대해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이어 "우리는 그저 매우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가 15분 정도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것은 정말로 좋았다. 정말로 멋졌다"며 "그의 전화통화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도 두 사람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을 대처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한 여러 제안을 공유했으며, 이 나라가 직면한 도전을 헤쳐가는 미국민의 정신을 높이 샀다고 바이든 전 부통령측이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그동안 공개적 비방전을 벌여온 사이인데다 통화 내용이 15분 정도에 그친 만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구체적 대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얘기한 것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도 "그는 제안했지만 이는 내가 그런 제안에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통화가 코로나19와 싸우는 방법에 관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임자들과 접촉하라는 점에 있어 자신을 설득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장난 시스템을 물려받았다"고 덧붙였다. 고장난 시스템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 1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오르기 시작됐다.
이러한 입장은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왜 오늘이라도 전화를 걸어 지원을 제안하지 않느냐. 나는 그로부터 세계적 팬데믹에 대한 해결책을 듣고 싶다"고 비판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 대응 TF 브리핑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제안에 대해 수락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그가 나에게 걸고 싶다고 가짜뉴스들에 말했던 전화는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윗에서 "언제든 논의한다면 기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 조'라고 부르며 끊임없이 조롱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더 나은 후보라며 추켜세우는 방식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 힘빼기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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