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코로나19 검사 차질…신뢰성 떨어져 항체검사기 공급 못 해
"가벼운 증상 환자의 경우 50∼60%만 바이러스 감지"
한국산 검사기 제공 제안도 승인 문제로 미뤄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당초 영국에서 수백만 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항체 검사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하는 등 신뢰성 문제로 정부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하루 10만건 수준의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확보한다는 정부 계획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현재 1천750만개의 항체검사기(antibody home testing kits)를 쌓아놓고 있다.
항체 검사를 통해서는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가 형성됐다면 재감염 우려가 크지 않아 다시 일상생활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정부는 신뢰성 검사를 거쳐서 임신 테스트기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항체 검사기를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항체 검사기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항체 검사기 승인에 관여돼 있는 과학자들을 인용, 지금까지 어떤 항체 검사기도 충분한 신뢰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 전문가는 가벼운 증상을 보였던 코로나19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체 검사기가 50∼60%만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또 가벼운 증상을 보였던 환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장기 면역성을 갖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항체 검사기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한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지난 주말 BBC 방송에 출연, 항체검사기를 당장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앞서 영국 정부가 한국의 코로나19 검사기를 주당 40만개가량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정경대(LSE)에서 공부한 LG화학 주주인 'JP 리'라는 인물은 영국을 돕기 위해 한국의 5개 업체로부터 검사기를 확보한 뒤 이를 영국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닉 마컴 웨스트민스터 자치구의 전 보수당 부대표가 중간에서 이를 영국 정부에 얘기했지만,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의 승인이 나야 한다며 이를 미루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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